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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선면 Jul 11. 2023

아름다운 다단계

널리 널리 퍼져라

점선면(이하 점): 혹시 이 씨도?


이李씨(이하 이): 한때 교직 사회에서 다단계가 성행을 했었다는데, 나는 그 끝자락 어디쯤에 걸쳐 있어서 소문으로만 들었지.


공직사회 청렴문제 때문에 오래전에 이런 유의 겸직은 금지되었어, 걱정 마.

지금은 법정 연수로 매해 들어야 하는 청렴연수가 기본 2시간이야.


: 하긴, 이 씨가 대놓고 말하는 거면, 공무원으로서 언급해도 문제는 없는 거겠지?


: 그럼, 오늘 제목의 다단계는 이상적으로는 온 세상에 거미줄처럼 펼쳐져 나가 세상을 이롭게 하고, 아름답게 할 만한 가치를 가진 시스템이지. 오늘  소설에 등장하는 허구의 사회운동인 셈인데, 이 비슷한 일이 실제로도 일어나서, 감동 소개되기도 하더라고.


: 소설 속 허구이면서도 실제로도 일어나는 일이라니, 궁금하다!


: 영어 표현 하나 알려줄게, pay it forward.


사전을 찾아보면 '선행 나누기'라고 단순한 해석이 달려있는데, 좀 더 깊은 의미가 있어.

"Pay it forward"라는 구문은 다른 사람에게 무료로 도움을 주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 사람에게서 무엇을 기대하지 않고 선한 행위나 친절한 행동을 하는 개념을 나타냅니다. 대신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하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해 친절과 관용의 연쇄 반응을 만들어냅니다.

이 구문은 Catherine Ryan Hyde의 소설 'Pay It Forward'에서 유래되었으며, 이후 영화로도 제작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소년인 Trevor McKinney는 세 명의 사람들을 도우면서 각자 3명의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도록 'pay it forward'라는 개념을 고안합니다.

'Pay it forward'의 개념은 자비심, 공감과 관용을 키우며 자비로운 행동을 퍼뜨리는 것입니다.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보답하는 대신, 그 친절을 다른 사람에게 확장시켜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출처 ChatGPT)

: 그럼 오늘 소개하는 책이, 바로 'Pay It Forward'인 거구나.


: 응. 우리나라에서는 주인공 소년의 이름을 따서 '트레버 Trevor'라고 되어있어.


나도 번역서로 먼저 읽고, 나중에 청소년 독자를 위한 버전으로 된 원서를 읽었는데, 오리지널 원작에 있던 내용들 중에서 삭제된 부분들이 있더라고.


우리말 번역본 중에 청소년용으로 따로 있는지까지는 확인을 못했어. 사회에서 터부시하는 에피소드들이 좀 있거든.


: 원래 작품이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부적절한 장면들이 있다고 쳐도, 작가가 사람들의 언어 사용에 영향을 미칠 만큼 파급력이 큰 작품을 썼다니, 작가로서는 자랑스럽겠어.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내는 영향력. 우와. 모든 작가들이 꿈꿔봤을 일이지 않을까?


: 작가의 글을 읽었는데, 작가가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가 있더라고.

오랫동안 제대로 정비를 하지 않은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는데, 그냥 봐서는 험상궂은 청년?아저씨들?이 무슨 말도 없이 달려와서 고쳐주고서는 아무 말도 없이 그냥 사라지는 무언의 선행을 경험하고 나서 이 소설을 구상했다고 해.


고마움을 되갚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난감해진 상황이다 보니, 도리어 바로 곁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시선을 돌리게 되는 경험을 한 거지.


: 그런데, 어린 소년인 트레버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지?


: 새로 부임한 르우벤 Reuben선생님이 소개한 개념을 실제로 행동에 옮겼던 거지. 트레버가 친절을 베푼 세 명의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로, 선행의 물결이 퍼져나가는 것이 소설의 큰 줄거리야.


: 이렇게 좋은 일을 시작했는데, 아무도 트레버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으면 아쉬울 것 같은데.


: 뚜렷한 사회적 징표가 나타나지. 범죄율이 떨어진 거야. 뭔가 흥미로운 사연이 있을 것 같다고 감잡은 기자가 사람들을 추적하면서 드디어, 그 행동의 시발점, 트레버를 찾아내지.


: 와! 트레버의 선행은 헛되지 않았구나.


: 흥미로운 것은 트레버는 자신이 시작한 그 일이 어떤 파급력을 가지고 퍼져나가고 있는지도 몰랐고, 그는 보답을 기대하지도 않고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고 있었다는 점이야.


줄거리를 보면, 그저 그저 선행의 흐름처럼 보이지만, 작가가 선행을 받는 사람들의 상황과 또 그것을 다음 단계로 넘겨줄 때 어떤 기준과 계기로 주변의 인물 중에서 수혜자를 택하는지를 감동적이고 흥미롭게 그려놨어. 줄거리 요약을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말씀.


: 그럼, 이렇게 좋은 개념을 트레버의 마음에 심어준 루우벤 선생님과 이걸 몸소 실행해 낸 트레버 사이에도 어떤 변화나 발전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 흠. 아주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지. 아, 그 사이 제3의 인물, 트레버의 엄마가 등장하면서.


: 트레버의 엄마라니, 서... 설마 불륜?

: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아빠의 역할을 방치한 트레버의 아빠를 루우벤과 트레버 엄마가 한 팀 이 되어서 멋지고 우아하게 처리한다고 해야 하나.


아침드라마의 막장 격돌장면과 다른 듯 다르지 않은 다른 진행이라고 봐야겠네.


: 이렇게 사회에도 좋은 일을 하고, 엄마에게도 좋은 일로 인도한 트레버니까 앞으로 더 행복하게 잘 살면서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하면 좋겠...(이 씨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어)?


: 하늘은 아름다운 영혼을 먼저 부른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

트레버는 이 세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되지.


: 아이코... 작가님이 너무 한 거 아닌가? 아직 어린 소년인데.


: 트레버의 선행으로 시작된 아름다운 물결이, 어떻게 될 것 같아?


사람들은 알게 돼. 자신들이 친절로 트레버에게 되갚아 줄 수 없다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트레버의 순수한 마음과 동기를 어떻게 기억되게 할 수 있을까? 끝나지 않게 할 수 있을까?


보상을 바라지 않고 먼저 친절을 베풀어줬던 사람들을 생각해 봐.


때마침 이 소설 리뷰를 생각하고 있던 차에 숏츠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몰래카메라 쇼였어.


12살 생일을 맞은 가난한 소녀가 식당에서 자기도 맛있는 음식을 생일 식사로 먹고 싶다고 울먹이는 장면이 연출되자, 사람들이 보인 반응들을 보여주더라고.


웨이터를 불러서 소녀의 테이블로 음식을 주문해 주고 계산을 대신해 주는 사람, 소녀의 엄마를 따라와서 지폐를 주면서 '나에게 갚으려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 소녀의 테이블로 웨이터를 보내서 주문을 받게 하고, 계산은 자신에게 청구하도록 하는 사람. 미국사회의 pay it forward였어.


적다 보니, 내가 이런 pay it forward를 행했던가 심의가 들어오네.


(생각 중)


진정한 선행은 자신이 떠벌이거나 보상을 구하는 게 아니니, 나의 선행도 그저 불문에 부치고, 오늘 이만 맺어야겠어.


:흐흐... 잘 생각했어. 성경에 오른손이 하는 일이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이 있어.


트레버의 선행 다단계가 아름다웠던 것은, 그 목표가 자랑이나 사람들의 인정을 구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는 걸. 기억하자고.

PAY IT FORWARD(Simon&Schuster/Paula Wiseman Books)/트레버(뜨인돌)_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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