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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선면 Oct 01. 2023

위장된 축복

A Blessing in disguise _전화위복

이李씨(이하 이): 전화위복의 사전적 의미는 재앙과 근심, 걱정이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뜻이지.

이를 영어로 표현하자면 blessing in disguise-위장한 상태의 축복 -이라고 해.


점선면(이하 점): 그럼, 오늘의 책에서도 주인공은 재앙과 근심을 당하고, 한참 있다가야 그것이 축복이었던 것을 깨닫겠군.


: 그렇지.

오늘의 주인공은 특이하게 이름이 두 개인데 생모가 지어준 튤립 Tulip이라는 이름과 스스로 선택한 이름 Hope가 있어. 생모가 지어준 이름을 몸서리치게 싫어해서 스스로 이름을 바꾼 거였지. 오직 그녀의 생모만이 튤립이라고 불렀었는데, 소설 말미에는 엄마도 호프의 단호한 주장에 져서, 자기의 고집을 꺾게 돼.


: 호프의 '생모'라는 말! 낳기는 했는데 그 후에는 어떻게 했길래?


: 호프의 친엄마 디나 Deena는 호프를 조산했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생사를 장담할 수 없던 호프를 매정하게 떠나버려. 늘 아이를 가지고 싶어 했으나 아이를 갖지 못했던 언니 애디 Addie에게 아기를 맡기고서는.


호프는 어려운 영유아 시기를 이겨내고 이모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가는데, 디나는 생각나면 가끔씩 나타나서는 호프에게 엄마로서의 사랑과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냉담한 모습만 보여줘. 대신 디나는 자신의 웨이트리스 경력에서 나온 '훌륭한 웨이트리스가 되기 위하 조언'들을 남기지.


: 왜 하필이면 '웨이트리스'인지?

: 애디는 훌륭한 요리사였고, 호프는 웨이트리스로 일을 배우며 익히고 있었거든. 호프가 열여섯 살이던 해에 둘이 함께 일하던 식당에서 그만, 예상하지 못했던 불운의 사건이 일어나. 그래서 식당을 접고, 낯선 곳, 위스콘신Wisconsin의 멀허니Mulhoney라는 곳으로 옮겨와 살게 되었어. 암에 걸려서 더 이상 식당을 운영할 수 없는 스툽 G.T. Stoop이 자신을 대신할 사람으로 애디와 호프를 채용했거든.


: 아하. 그럼 애디와 호프는 그곳에 준비된 축복을 만나겠네! 한 가지는 분명하다. 스툽은 준비된 남자였던 거야, 물론 암에 걸려서 투병 중이라는 건은 좀 그렇지만, 병은 나을 수도 있으니까. 하여튼 그곳으로 이주한 것이 신의 한 수였던 거지?


: 이쯤에서 책소개를 멈추는 것이 독자들을 유혹할 만한 것이겠으나, 몇 가지는 공개를 하고 싶네.

스툽은 암투병 때문에 식당운영에서 물러선 것도 있지만, 사실은 더 중요한 자기만의 사명 mission을 수행하고자 했어.


죽음을 직면하고 나서야, 자신의 인생을 가치 있게 살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았던 거지. 그리고, 그의 이상은 주변의 많은 사람들을, 전혀 새로운 곳으로 이끌고 가.


주인공 호프와 애디는 물론이고, 식당의 종업원들과 마을의 학생들과 주민들까지.

(훗. 우리말 번역서책표지에 이 내용이 공개되어 있네요, 이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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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이 책은 정치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공격, 그리고 참된 리더십에 대한 일화들로 풍성히 채워져 있어.

스툽의 말을 인용해 볼게.

"Politics isn't about power, control, or manipulation. It's about serving up your very best."

정치는 힘이나 통제, 조종에 대한 것이 아니야. 그건 네 최고의 것으로 섬기는 것이란다.


: 스툽은 진심으로 사람들을 생각하는 정치를 하고 싶었던 거구나!


제목의 말-위장된 축복-은 어느 때쯤에야 나오는지 알고 싶어.


: 제목에 나온 위장된 축복. 등장인물들 어느 누구도 저 표현을 쓰지는 않았어. 나의 선택이야.  


스툽은 호프가 들려준 과거의 사건, 그러니까 왜 애디와 호프가 뉴욕을 떠나서 멀허니로 오게 되었는지를 듣고서는, 그 일이 없었다면 애디와 호프를 만날 수 없었을 것이고, 자신이 어떻게 삶을 지탱했을지 모르겠다는 말을 하지. 이 대목에서 내 머리에 떠올랐던 거야.


호프는, 생모 디나는 마치 바짝 마른 우물 같아서 자신이 고대하는 사랑을 채울 수 없는 인격이라는 걸 깨닫고 난 후, 늘 누군지도 모를 아버지를 기대하며 그려왔었거든.


그녀는 식당에서, 선거유세장에서 스툽을 보면서 고대하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에게서 찾게 되고, 운명의 여신이  이 둘을 혈연보다 더 끈끈한 아빠와 딸이라는 인연으로 맺어줘. 아빠가 된 스툽에게 호프는 뉴욕에서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고백을 했거든.


자, 이만 정리하는 말을 하려고 해.


위장된 축복은 꼭 호프의 인생에서만 일어나란 법은 없지.

시련의 지점이 사실은 인생의 변곡점이 되어서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 가는 경우가 있지 않겠어?

20대 후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을 떠나 도망하듯 캐나다로 갔는데, 돌아보니, 가장 불안하고, 불안정한 그 시간이 그 이후 인생의 준비기가 되었어.


소설 속에는 열여섯 호프가 어떻게 부모가 못 준 사랑의 결핍과 싸우는지, 다가오는 사랑에 마음을 열고 서로의 성장을 응원하는지, 웨이트리스로서 최상의 서비스를 주고자 애쓰는지, 주변의 동료와 협력하고, 계속되는 이주 속에서도 친구들과의 우정을 지켜가는지, 공동체의 선을 위해서 결정하고 움직이는지 인상적인 장면들이 많이 있어.


한마디로 호프는 당차고 독립적이고 긍정적이고 똑 부러진 멋진 언니 같다 할까?

장래에, 그녀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기여할 만한 훌륭한 자질을 갖춘 능력 있고 건강한 멋진 여성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드네.


그래서, 나 아닌 다른 독자님들도 책을 다 읽은 후에는 호프를 응원하게 될 거라 믿어.


이번 화 책은

Hope was  here/호프가 여기에 있었다

입니다

Hope Was Here(Puffind Books)/호프가 여기에 있었다(도토리숲)_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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