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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선면 Nov 10. 2023

잉걸불 도시

사느냐, 죽느냐

ember

-(장작. 숯이 타다 남은) 잉걸불(불잉걸)


잉걸불

-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다 타지 아니한 장작불


이李씨(이하 이): 이전 글에 리뷰한 'A wish in the Dark'에 이런 문장이 있어.

 everyone has an light  inside them... it was like an ember, or a tiny piece of glowing coal. Just as an ember an start a raging fire if it's fed the right fuel, a person can fan the flame inside them and use it to do all sorts of extraordinary things..

모든 사람은 그 안에 빛을 품고 있다. 그것은 불씨나 작은 불타는 숯조각 같다. 불씨가 제대로 된 연료를 공급받으면 격렬히 타오르는 불꽃이 되는 것처럼, 사람은 그들 안에 불꽃을 부채질하고 그 불꽃을 비범한 일을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ember! 반가운 단어였어.

이 단어를 담은 제목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단어를 보고 '다음은 너(이 책)로 정했다!', 생각의 전구가 반짝!


 ember... 편의상 '불씨'라 해석하는 이 단어.  불의 생명이 어떤 조건을 만나느냐에 따라 소멸해 버릴 수도, 다시 타오를 수도 있는 운명의 갈. 림. 길에 있는 느낌이지.


여기, 운명의 갈림길에 서 있는 사람들이 있어.

살아가기 위해서 낯선 세계를 찾아 기약할 수 없는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인가, 자신들이 살던 도시와 함께 멸망하고 영원히 지하세계에 묻혀버릴 것인가?


점선면(이하 점): 지하세계의 도시라는 설정부터가 공상인데, 지하라는 공간적인 특성 말고도 현실과 다른 게 있나?


: 이 설정은 소설 '기억전달자'와 유사한데, 아이들이 직업을 배정받아. 의무교육기간이 끝나는 졸업식에서 각자 사회에 필요한 기능을 담당하도록 그들의 '직업'이 청중들 앞에서 선언된다는 점.


어쩌다, 인간들이 지하에 오게 되었냐면,


지구 재앙으로 인류가 멸망되는 걸 우려한 몇 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인류 존속을 위한 프로젝트를 세웠지.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우주공간의 다른 행성을 찾는데, 이 책에서는 인류를 지하세계로 대피시켜. 큰 재앙의 물결이 지나고 나면, 다시금 지상으로 이 인류들이 돌아와서 인류를 부흥시키도록 하는 게 원래 계획이었던 거야.


그런데, 문제가 있어. 지하세계에서 인류는 목숨을 구하고 생식하면서 살아가기는 하지만, 지상세계에 대한 기억을 가진 자들은 소멸한다는 것이지. 그리고, 지하도시는 작동연한이 있어서, 2세기 후에는 도시의 기능이 조금씩 쇠퇴하고, 결국은 도시가 스스로 자멸할 운명이라는 것. 그러기에 최초의 이주 설계자들은 200년 후 이 지하세계의 시민들에게 지상의 역사를 말해줄, 그리고 지상세계로 탈출할 방법이 담긴 상자를 이주민들에게 들려 보냈지.


이 상자가 얌전히 있다가 정의로운 사람들의 손에 의해서, 제시간에 제대로 열린다면 소설이 아니겠지?

이 상자에 담겨있던, 지하세계로 사람들을 내려보낸 원래의 기획자가 남긴 '지하세계로부터 지상세계로 탈출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소설의 전개야.


물론, 이 인류의 구원여행을 주도하는 것은 어른들의 타락과 무심함에 물들지 않는 순수하고 용기 있는 소년소녀지. 소녀 리나Lina는 '파이프웍스 인부(지하의 수로들을 관리하고 점검하는 자)', 소년 둔Doon은 '메신저(도시 안에서 발로 뛰어 소식을 전하는 자)'라는 직업을 배정받았는데, 둘 다 자기의 직업에 행복하지 않아. 하지만, 이 직업이 소설에서 문제를 해결해 가는데 주요한 열쇠가 되기도 해.


지하세계의 운명에 대한 남들보다 빠른 각성이 있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다 알리지는 못해. 지하 도시의 부패한 권력이 이 소년소녀들을 잡아들여 은폐하고 싶은 치부가 있었고, 주인공들은 이들의 손아귀를 피해 몰래 도망쳐야만 했으니까. 하지만, 기발한 설정 덕택에 먼저 지하세계를 빠져나와 지상으로 막 올라가게 된 자들이 지하에 남아있는 자들에게 '구원의 방법'을 전달하게 되지.


: 그럼, 지하세계의 운명과 지상으로의 탈출 방법을 알아내기까지는 미스터리 mystery이고, 도망자가 소녀소녀들이 몰래 탈출을 감행하는 건, 스릴러 thriller이고, 지하세계에서 지상으로까지 가는 과정은 어드벤처 adventure인 셈이네.


: 그 모든 걸 다 합치면 판타지 fantasy! 거기다가 하나 더 보탤게. 소설의 말미에 지상으로 나온 이들에게 이해불가한 장면이 딱 시작되면서 끝이나. 일종의  클리프 행어 cliffhanger라고나 할까. 끝인 줄 알았는데 끝이 아니야, 이건 무슨 장면인 거냐?라고 갸우뚱하게 만드는 엔딩.


이 소설이 완결판이 아니라 엠버시리즈의 첫 작품이라는 걸 나중에 알았네.

그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하긴 하지만, 10년 동안 끝을 못 내고 있는 중, 그저 둘이 행복하게 잘 살게 되었겠지 생각하는 걸로 이만. 하하.


: 소녀소녀 주인공들이 얼마나 용감하고 똑똑한데, 어떤 역경이 와도 끝내 이겨내고 승리하겠지. 나도 그리 생각하네.


오늘의 책은 'The City of Ember'입니다. 우리말로는 '시티 오브 엠버(빛의 세계를 찾아서)'로 번역되었습니다. 소년소녀 모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은 즐겁게 읽을 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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