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자취방에서 혼자 자는 첫날, 집으로 전화했습니다.
"엄마, 나 보고 싶어 하지 마."
자, 머릿속으로 번역기를 돌려봅니다.
예상 답안
1. 나 엄마가 보고 싶어도 참을 거야.
2. 엄마는 나 보고 싶어 할 거지?
또. 가능한 답이 있을까요?
브런치 작가 신청을 하면서, '자취를 시작하는 딸에게'라는 주제로 1,2,3회 차 내용을 첨부했었습니다. 바로 다음날 불합격 소식을 받았습니다.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전에 받은 탈락통지 때문에 헛웃음을 웃으며 20여 분 만에 써 내려간 내용이었고, 결정적으로 저의 삶이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지시와 명령의 문장들만 가득했죠.
생각을 가다듬고, 활동계획란에 순식간에 써 내려갔던 목차를 들여다봤습니다. 그 목차들에 대해서만큼은 진실했습니다. 너무나 뻔한 제목들이지만, 대학 신입생이 완벽하게 그렇게 살기란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그렇게 살려고 했던 제 얘기를 담았습니다.
프롤로그에서 계획했던 '수다와 거리가 먼 인티제 여성의 진기한 수다'는 생각처럼 안 된 것 같습니다. 무의식적으로 자기 검열이 작동한 결과입니다...... 가 아니고요, 철저한 자기 검열을 했습니다. 딸이 읽을 것이라 생각하니 어른의 글이 되었습니다. 부제목-인티제 엄마의 잔소리-대로 잔소리 맞습니다.
쓸데없는 헛짓을 싫어하는데, 글을 쓰는 것은 누가 안 읽어줘도 헛짓으로 느껴지지 않으니 신기합니다.
제 딸에게, 그리고 읽으신 누군가에게 제 글이 헛글이 아니기를 바라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