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독립을 준비하라

너의 삶을 응원한다, 사랑한다

by 점선면

까뮈의 소설 '페스트',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절에 읽었습니다. 전염병이 창궐하는 폐쇄된 오랑시에서 사람들이 쓰러지고 죽어가는 비극 속에서, 전염병과 싸우는 사람들의 이야기.


정작, 저는 다른 데서 더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의사 베르나르 리외와 그의 어머니의 담담하고도 깊은 사랑. 바깥에서 아들이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고 돌아올 때, 그를 맞는 어머니의 모습, 침묵 가운데서도 신뢰와 사랑과 연민으로 서로를 깊게 안아주는 것 같은 두 사람의 묘사를 보며, 나도 나중에 저런 어머니가 되고 싶다, 생각했습니다.


성장한 자녀는 이제 자신의 생을 헤쳐나가는 한 성인입니다. 마주 대할 때, 이제는 어른과 어른으로 서로를 대합니다. 오은영 박사님이 항상 말씀하시죠, 자녀 양육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립과 독립'이라고.


저를 통해 세상에 나왔던 아이가 울음을 터트리고 탯줄을 끊고 자신의 힘으로 호흡하며 살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적인 탯줄, 정서적인 탯줄도 끊어야 할 때가 옵니다.


소설 페스트에는 아버지가 집행하는 법 권력의 잔혹성을 목격하고 충격을 받은 인물 타루가 아버지로부터 절연을 선언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이같이 부모로부터 박차고 나오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혹은 아이들을 끝내 떨어뜨리지 못하고 성인이 된 아이들까지 캥거루처럼 뱃속에 담아두려는 부모도 있습니다. 보내야 할 때를 알고 잘 떠나보낸다는 건 아름다운 일입니다.


제가 부모로서 못난 모습이 있다는 걸 알고 인정합니다. 그러면서 어떻게 자식들의 못나고 부족한 모습을 나무랄 수 있겠습니까. 인생의 길에서 몇십 년 앞서 걸어가는 것일 뿐, 모든 것을 안다고 자부할 수 있겠습니까? 살아보지 않은 미래로 한 걸음씩 걸어가는 건, 부모나 자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충분한 사랑을 주되, 충분한 거리도 두려고 합니다.

충분한 응원을 주되, 충분한 기다림으로 스스로 움직이는 시간을 주려고 합니다.


이제까지 잘 커줘서 고맙다. 네가 세상을 헤쳐나갈 단단한 마음을 갖도록, 부모인 우리가 이제까지 잘 도와줬나 모르겠다.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함이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성인으로 너를 대하도록 노력할 거다. 그러니, 너도 우리 앞에서 성인으로 설 수 있기를 바란다. 자기 자신만큼 자기 인생을 잘 살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네가 그리는 인생의 최선, 너의 삶을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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