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 장례식

by 수환

모의 장례식.

깊은 숲속에서 마을 사람들과 단절 하며 홀로 오랜 시간 살아가는 노인이 있습니다. 그의 고약한 성질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그를 외면 하거나 심한 욕을 하기도 합니다.


깊은 산속에서 노인이 마을에 내려가 단정하게 이발과 긴 수염을 정리한 후, 마을 지도자를 찾아 갔습니다. 그는 마을 지도자이자 장례사에게 마을 주민을 초대하고 싶다며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평판이 좋지 않아 누가 당신의 초대에 응하겠냐는 장례사 말에 노인은 초대에 응하는 주민들에게 추첨하여 자신의 땅 일부분을 주겠다며 제안을 합니다.


노인은 자신의 모의 장례식에 마을 주민을 초대하고자 했습니다. 노인은 살아 생전 마을 주민들과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보내고 싶었습니다.


목사를 찾아가 장례식 집도를 요청하였습니다. 선뜻 목사가 나타나지 않자 먼 길을 찾아간 허름한 교회의 목사에게 요청을 하였습니다. 목사는 선뜻 노인의 요청에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모의 장례식날, 많은 사람들이 경품을 얻기 위해 모였습니다. 그리고 목사도 참여하였습니다.

모의 장례식은 성대하게 끝났습니다.


짧은 시간이 흐른 후 몇몇 주민들이 그의 마지막 날에 함께 했습니다. 그렇게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몇번 장례식에 참여 하였습니다.

그 중 두번은 생전에 얼굴을 뵌 적이 없는 모른 분들이었습니다.


낡은 흑백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사진 속에는 젊은 고인이 웃고 있습니다. 사진 속에는 시간을 훌쩍 뛰어 넘어 중년이 웃고 있습니다.

사진속에는 또 시간이 훌쩍 뛰어 넘어 늙은이가 알수 없는 멋진 건물 앞에 서 있습니다.


고인의 인생 내력이 영상에 비쳐집니다. 잠시 후 단상에 오른 목사는 고인과 가족을 위해 준비해 온 성경 문구 <우리가 예수께서 죽으셨다가 다시 살아나심을 믿을 진대 이와같이 예수 안에서 자는 자들도 하나님이 그와 함께 데리고 오시리라>


왜 내가 전혀 모르는 분의 장례식에 와있는지 ... 그래도 고인은 나에게 마지막 한 그릇 식사를 제공 했습니다.



모의 장례식에 초대하여 인생 마지막 작별 인사 '잘 가세요. 즐거웠습니다', '잘 사시고 조만간에 만나요. 먼저 가 있겠습니다' 즐거운 덕담을 나누는 시간을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영화의 고약한 노인 그러하였던 것 처럼.




장례식 인사말을 생각 해 보았습니다.



오늘 이렇게 저의 마지막 날을 빛내주시기 위해 모여 주신 여러분에게 우선 감사합니다 하며 마음을 담아 전달 하고 싶습니다.


인생을 마무리 하며 돌이켜 보면 후회와 아쉬움이 많다고들 합니다. 저 또한 그럴거라 생각했는데 묘하게도 그러하지 않습니다.


천국 혹은 극락이라는 종교적 용어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어느 유행가 가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처럼 환생을 기억 한다면 지금의 육체적 소멸이 슬픈 일은 아닙니다.


비롯 전생의 기억을 담아 내지 못하더라도 환생으로 거듭 난 세상에서 우리가 만날 것을 희망합니다.


DNA의 일부분을 가지고 자신과 닮은 다른 인격체인 자녀들과도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 저의 마지막 길의 기쁜 날에 참여 하신 분들에게 고인이 되어 버린 저를 두고 온갖 미사용어를 사용하여 몇 줄의 알량한 글로 아껴주고 기억 해주는 분들에게 공갈을 치고 싶지 않아 이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삶을 돌아보면 평범하게 고내하며 때로는 불같은 화가 치밀어 올라 흥분하고, 슬퍼하고, 기쁨에 날 뛰며, 즐거웠 던 날들이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계절이 바꾸어 푸른 잎새가 붉게 변하고 쓸쓸히 달랑 붙어 있던 힘 마저 떨어져 약한 바람에 견디지 못하여 낙엽이 떨어지듯 저도 인생 끝자락에서 붙어 있기 힘들어 이제 손을 놓아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 나무에 무성하게 낙엽이 소생하듯 자연으로 돌아간 저 또한 때가 이르면 소생 할거라는 자연의 순리에 순종합니다.


그러니 슬퍼하거나 아쉬워 하지 마시고 기쁜 마음으로 밝고 힘찬 노래 한 곡으로 저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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