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by 수환

무더운 날씨입니다. 하루 종일 집을 벗어나지 않고 시험 준비를 한답시고 책상에서 책을 들척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책을 드려다보아도 기억에 남지 않아 집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유튜브 채널을 돌려가며 여러 방송을 그저 아무런 의미 없이 시간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오늘 나의 10분, 1분이 어떤 이에게는 다시는 경험하지 못하는 귀한 시간일 텐데 나는 시간을 그냥 태워 버리고 있었습니다.


"누구냐?"

아버지는 한국을 떠나는 나를 배웅하기 위해 어린아이를 품 안에 안고 공항에 나온 경희를 의아한 눈치로 친구 몰래 물어보았다.

"그냥 친구이어요"

30년 전 뜬금없이 친구가 기억났습니다.


"손녀사위입니다"

인사도 드리지 않았던 친구 할머니와 통화라도 하게 되면 나는 늘 이렇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할머니는 그래 한번 놀러 오라며 나의 넉살을 받아 주었습니다. 졸업 후, 몇 년 지난 어느 날 할머니는 나에게 손녀가 시집을 갔다고 알려주었습니다.


마태오 엄마가 서부 샌프란시스코에서 며칠 아들을 방문했습니다. 딸과 마태오는 자신들의 아파트를 며칠째 정리 정돈하며 바쁘게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독립한 딸의 방문은 불규칙합니다.

"2시간 후에 우리 집에 가려고 하니 무엇 먹고 싶은 것 있어?" 혹은 "집에 먹을 것 있어?" 예측할 없이 그들의 문자를 받습니다.


며칠 전 마태오는 엄마의 방문이 신나는 것을 감출 수 없었는지 얼굴에서 생기가 보였습니다. 취업을 하고 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이 보입니다. 그녀는 마태오 취업 후 처음으로 방문하는 것입니다.


"너는 나보다 더 힘들게 공부하는 것 같다"

나의 아버지는 고등학생인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요즘 같은 말을 딸과 마테오에게 하고 있습니다.

"참 힘들게 살아갈 너희들 미래를 생각하니 미안하고 걱정스럽다"


마태오에게 나의 믿음이 있습니다. 그는 혼자 어떻게 사는 법을 잘 알고 있는 아이입니다. 무엇이든지 혼자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아이입니다. 그리고 딸에게 참 친절하고 세심하게 살피는 아이입니다.


소파에서 눈을 떴습니다. 불편하게 소파에서 잠을 자는 나를 딸은 이해할 수 없다며 잔소리하기도 합니다. 혼자 사는 것은 생활 규칙을 파괴하기도 합니다.

"마태오 엄마 도착했냐"

딸은 나의 전화를 받고 모두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며 알려주었습니다.

스피커 폰으로 "잘 도착했냐" 하며 마태오 엄마와 간단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나의 이름을 외치는 그녀의 목소리는 낭랑하게 들려왔습니다.

서로 만날 것을 약속하며 통화를 마무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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