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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들이 Apr 24. 2024

동그라미의 힘

라라크루 화요 갑분글감 쓰기


보슬비가 내리는 아침
우산을 쓰고 정발산을 걷는다.
이른 아침 보슬비 때문인지 산하고 나하고 둘뿐이다.
놀이공원 전체를 대관해 주는

드라마 속 재벌 남자친구처럼
보슬비는 정발산을 통째로 내게 대관해 주었다.
팡팡 터지는 불꽃놀이 대신

나뭇잎 끝에서 동그랗게 모여 떨어지는 빗방울의 향연으로
퍼레이드 음악대신 새들의 지저귐으로 조용한 축제가 일어난다.


꽃잎에 맺힌 동그란 빗방울처럼

성난 사람들의 뾰족한 마음 끝도 둥글어졌으면.
개념 있는 표면장력이 성난 사람들의

마음 모서리를 끌어당겨 둥글둥글하게 만들었으면.
비가 만드는 동그라미가

각지게 살고 싶고
각 잡고 살고 싶은

마음을 흔들어 주면 좋겠다.


#라라크루 #라이트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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