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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나들이 Aug 30. 2023

글쓰기는 코끼리 똥처럼

최재천의 공부를 읽고

알면 사랑한다.


'최재천의 공부 어떻게 배우며 살 것인가'의 표지에 적힌 문장입니다.


자꾸 알아가려는 노력이 축적될수록 이해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공부와 교육이 중요한 이유예요. 교육의 내용이 사실을 분별할 수 있도록 채워져야 합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이전보다 좀 더 정선된 문장을 사용한다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영어회화 커뮤니티에서 특정 주제에 대한 답을 할 때도 마찬가지고요.


이유를 생각해 보니 첫 번째는 글을 쓰기 위해서 소설, 수필, 인문학 책과 브런치 작가들의 글을 매일 읽은 것이고요.


두 번째는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고, 글을 다듬으면서 깔끔하고 자연스러운 문장을 만드는 연습이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 소개된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 코끼리 똥 이야기가 있습니다. 코끼리의 똥은 어마어마합니다. 많이 먹었으니 그만큼 많이 나오겠지요.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읽은 내용을 씹고 소화하는 과정에서 자기만의 생각과 문장이 탄생합니다.


 최재천 박사가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수로 재직했던 하버드대학은 '우리는 리더를 기르는 대학이다'를 표방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것은 리더를 기르는 방법인데요. 바로 '말 잘하기'입니다. 리더는 일단 말을 잘해야 하고 말을 잘하기 위해서 토론 수업을 한다고 합니다. 토론을 잘하기 위해선 말의 짜임새나 논리적 사고를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글쓰기 훈련이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글을 잘 쓰려면 책을 읽어야 하고요. 그래서 각 과목별로 책을 읽고 에세이를 쓰고 토론하는 수업이 1주일에 한 번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하버드에서 정치 지도자가 많이 나오는 이유도 말을 잘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버락 오바마처럼 말이죠.


 브런치에 글쓰기 이야기하다가 하버드 토론 수업까지 가버렸네요. 좀 많이 비약하자면 브런치에 글을 쓰는 행위는 하버드 토론 수업을 벤치마킹하고 있는 것이라고 허풍을 떨어봅니다. 그래서 그렇게 브런치에 해박한 지식으로 글을 잘 쓰시는 분이 많나 봅니다.


 또 하나 글을 잘 쓰는 방법으로는 '일단 미리 쓴다'라고 합니다. 미리 쓴 후 계속 검토하면서 물 흐르듯 넘어갈 때까지 손보는 것입니다. 이것도 최재천 박사가 하버드 기숙사 튜터 시절 학부생들에게 배운 것이라고 하는데요. 하버드에서는 공부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학생회, 축구, 봉사 등 다른 활동까지 모두 열심히 해야 한다고 합니다. 공부만 해도 바쁠 텐데 다른 활동까지 병행하면서도 학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비결이 바로 미리 끝내는 것이라고 합니다. 남은 기간 동안 틈틈이 수정하고 다듬으면서 더 좋은 글로 만들고요.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고 나서도 읽을 때마다 계속 어색한 문장, 오류, 오타가 눈에 띄어 고치곤 했는데 원래 기간을 두고 고쳐야 좋은 글이 나오는 거였군요. 저는 쓸 내용을 미리 기획하여 쓰지 못하고 노트북을 켜고 생각나는 대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스타일이라 퇴고를 더 많이 거쳐야 할 것 같습니다.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학창 시절에는 하기 싫은 공부를 억지로 했는데 30대 이후부터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초등학생 아이 둘을 키우면서 대학원도 가고, 한국사 검정 시험도 봤습니다.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아하'의 순간에 희열이 느껴지더라고요. 요즘은 생물학이 재미있어서 장내 미생물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는하나씩 알아갈수록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공부에 대한 생각을 대변해주어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책이었습니다.


 휴직하면서 너무 무겁지 않게 공부할 수 있는 대학원이 있으면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100세 시대에 50~60대에 퇴직을 하고 뒷방 늙은이로 남기에는 다들 너무 짱짱하잖아요. 공부할 때는 10대로 돌아간 것처럼 에너지가 솟습니다. 뇌 회로를 많이 돌리니 덩달아 신체 나이도 젊어질 것 같은 건 제 생각일까요?


알면 사랑한다. 코끼리 똥을 기억하라 오늘은 이 두 문장을 가슴에 새겨봅니다.

하루에 50kg의 똥을 싼다는 코끼리  (그림 출처: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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