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_나는 아직도 상을 차린다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착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조용하고, 예의 바르고, 무던하고,
갈등을 만들지 않은 사람.
내가 잘 참으면,
관계가 오래가고,
누구도 상처받지 않을 거라 믿었다.
그리고 정말, 나는 잘 참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상한 감정들이 자꾸 쌓였다.
억울함, 분노, 서운함...
이유는 분명하지 않은데
계속해서 내 안에 고였다.
무슨 말을 해도
내가 상처 주는 쪽이 될까 봐,
어디까지 말해도 괜찮은 건지 몰라서
그냥 참아왔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착한 사람'이라는 말이
다르게 들렸다.
그건 누군가가 편하게 대하기 위한 이름이었고,
내 입을 막는 말이었고,
내 기준보다 남의 기분을 먼저 챙기게 만드는 말이었다.
'착한 사람'이라는 말은
결국 나한테만 좋지 않았다.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
이해 못 할 일에는 고개를 저울 수 있고,
상처받으면 티를 낼 수 있고,
싫은 건 싫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내 감정을 자르고 잘라서 남에게 맞추는 사람이 아니라
내 감정을 내 기준으로 품을 수 있는 사람.
그게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다.
착한 사람을 그만두기로 했다.
불편한 사람쯤 되어도 괜찮다.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아니어도,
내게 나쁜 사람은 되지 않기로 했다.
나한테 솔직한 사람,
그게 지금 내가 되고 싶은 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