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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그네 Jun 29. 2024

[역사속의오늘사건] 1995년 6월 29일

이런 일이 있을수가... 삼풍 백화점 붕괴사고!!!

1995년 6월 29일. 있어서는 안 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났다

1995년 6월 29일 오후 5시 57분경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동에 있던 삼풍백화점이 붕괴한 사건으로, 건물이 무너지면서 1,445명의 종업원과 고객들이 다치거나 죽었으며, 인근 삼풍아파트, 서울고등법원, 우면로 등으로 파편이 튀어 주변을 지나던 행인 중에 부상자가 속출해 수많은 재산상, 인명상 손해를 끼쳤다. 그 후 119구조대, 경찰, 서울특별시, 대한민국 국군, 정부, 국회까지 나서 범국민적인 구호 및 사후처리가 이어졌다.


삼풍백화점 붕괴 원인은 전형적인 인재임이 사후 여지없이 드러났다. 

삼풍백화점을 만든 삼풍그룹 계열사 삼풍건설산업주식회사

1987년 설계 당시 삼풍백화점은 '삼풍랜드'라는 명칭으로 서초동 삼풍아파트 대단지의 종합상가로 설계되어 있었다. 계획 당시의 건물은 지하 4층에서 지상 4층이었다. 그러나 거의 다 지어졌을 무렵, 당시 삼풍건설산업(주)의 회장 이준(李鐏, 1922~2003)은 당시 시공사인 우성건설에게 백화점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백화점으로 바꾸게 될 경우, 건물의 구조가 상당히 바뀌기 때문에, 건물 붕괴를 우려한 우성건설 측이 이를 거부하자, 이준 회장은 계약을 파기하고 당시 삼풍그룹 계열사인 삼풍건설산업에 변경을 지시했다. 


그러나 법률상 건물의 사용용도에 의해 구조를 변경할 시 반드시 구조 전문가의 검토를 받아야 하는데 삼풍백화점 설계당시에는 이를 무시하여 설계, 공사가 강행되었다.

본래 4층 건물을 5층건물로 구조 변경한 삼풍백화점

또한 삼풍백화점은 준공검사도 무시하고 가사용 승인만으로 개점하였다. 이후 9개월이 지나서야 겨우 준공승인을 받았으며, 1994년 10월에는 기초부분인 지하1층에 구조변경 공사를 했고, 1994년 11월에는 위법건축물로 판정을 받았다. 이로인해 초기의 건물은 문제가 없었지만, 용도가 바뀐 뒤 모든 것이 바뀌고 말았다.

삼풍백화점 붕괴 원인이 된 무량판 구조

일단 삼풍은 넓은 매장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상가건물의 벽을 없앴다. 본래 벽과 기둥이 같이 있었기 때문에 이 둘이 하중을 같이 버텨 줬지만, 그 벽이 사라지는 바람에, 기둥에만 무게가 분산되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를 만들기 위해 각층에 구멍을 뚫었는데, 이 때 사라진 구멍 만큼 콘크리트가 사라지면서, 옆에 있는 기둥이 버텨야 하는 무게는 더 커졌다.


또한 이 기둥조차도 줄였다. 애초 구조계산서에는 건물 4층과 5층의 20개 기둥 가운데 8개는 지름이 800mm로 그 안에 고장력 철근 16개를 설치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이 8개의 기둥이 설계 과정을 거치면서 지름은 600mm로 가늘어지고 철근 숫자도 8개로 줄였다. 이런 식으로 기둥이 줄어들면서 철근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고, 더욱이 에스컬레이터에 방화벽을 설치하기 위해 기둥의 4분의 1을 아예 잘라버렸다.


바닥과 기둥을 연결하고, 기둥이 옥상을 뚫고 나오는 일이 없기 위해서는 L자형 철근을 사용해야 했는데, 삼풍은 비용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ㅡ자형 철근을 사용한 것이다. 그 결과 바닥과 기둥을 연결할 수 없게 되었고, 이 때문에 기둥이 바닥을 뚫고 나오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건물이 붕괴될 때 아무런 제동장치 없이 순식간에 무너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또한 본래 4층까지만 설계를 했던 삼풍백화점은 우성과의 계약 파기 이후 무리하게 5층으로 확장공사를 시행했다. 정부기관의 허락도 없이 했으니 불법적인 행동이었다. 이 과정에서 바닥과 기둥이 추가로 생겼으며, 이에 따라 기둥이 버텨야 할 무게는 더 커졌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 5층의 용도까지 바꾼 것이다. 처음에 5층을 만들었을 때는 롤러스케이트장으로 계획했지만 백화점 용도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식당가로 불법 변경하였다. 그 결과 5층 바닥에 배수로가 설치되고 콘크리트도 추가되면서 건물에 무리가 갔다.


더욱이 그 식당가도 한식당이라 바닥에 온돌을 깔기로 하였는데, 온돌의 효과를 주기 위해서 엄청난 양의 콘크리트가 추가된 것이다. 거기에 한술 더 떠서, 5층에는 설계에 없던 벽돌벽과 무거운 돌정원, 대형 냉장고 등 무거운 가전제품을 설치했다. 이러한 불법 용도 변경으로 인해 하중이 3배 이상 증가하였다. 더군다나 4층에서는 매장 확장을 이유로 기둥을 없애는 일도 자행되었다. 이런 있어서는 안되는 이유들이 건물 붕괴의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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