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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음악사] 020. 중기 바로크 7 – 이탈리아

by 나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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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에 탄생한 오페라는 이탈리아의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초기 바로크 시기 동안 오페라는 주로 피렌체 궁정과 로마, 나폴리 등지의 궁정과 귀족의 오락물로 성장했다.


바로크 중기에 이르러 오페라는 획기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 베네치아가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면서, 1637년 산 카시아노 극장이 개관하며 오페라가 궁정의 전유물을 넘어 일반 대중이 입장료를 내고 관람하는 상업적인 예술 장르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여러 도시에 오페라 극장이 차례로 생겨났다.

대중의 열광은 카스트라토라는 스타 시스템을 탄생시켰다. 교회 합창단의 고음역 확보 전통과 오페라에서 기교를 과시하는 주역에 대한 대중의 열광이 맞물린 결과였으며, 파리넬리와 같은 스타들은 당대 최고의 명성을 누렸다.

중기 바로크 극음악의 가장 중요한 인물은 알렉산드로 스카를라티(Alessandro Scarlatti)이다. 그는 오페라의 형식을 확립하고 후기 바로크의 토대를 마련했다. 그의 주요 업적은 다음과 같다:


1. 다 카포(Da Capo) 아리아: ABA 구조를 정립하여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 형식으로 정형화했다.

2.이탈리아식 서곡(신포니아): 빠름-느림-빠름의 구조를 확립하여 오페라 서곡의 표준 양식을 제시했다.

3. 레치타티보 개발: 극적 진행을 위한 다양한 형식의 레치타티보(특히 세코와 아콤파냐토)를 새로이 개발했다.


스카를라티는 또한 칸타타 장르를 레치타티보와 아리아가 교대되는 패턴으로 정형화하여 정점에 올려놓았으며, 이 형식은 바로크 시대의 주요 성악곡에 계속 사용되었다.


이 시기에는 기악 음악도 체계적으로 발전했다.


4. 소나타의 정형화: 교회 소나타(Sonata da chiesa)와 실내 소나타(Sonata da camera)에 대한 구분이 명확해지기 시작했다. 조반니 레그렌치, 조반니 비탈리와 함께 아르칸젤로 코렐리(Arcangelo Corelli)는 트리오 소나타와 독주 소나타를 통해 이탈리아 실내악의 정점을 이루었다.

5. 협주곡의 탄생: 바로크 협주곡은 독주, 합주, 오케스트라 협주곡 세 가지 형태로 나뉘며 발전했다. 코렐리의 합주 협주곡은 협주곡이 트리오 소나타에 오케스트라가 추가되면서 출발했음을 보여준다.

협주곡 발전을 주도한 사람은 주세페 토렐리(Giuseppe Torelli)이다. 그는 최초로 독주 협주곡들을 작곡했으며, 독주 악기의 기교를 과시하는 부분을 포함한 리토르넬로 형식을 만들면서 협주곡의 표준 양식을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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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렐리가 확립한 리토르넬로 형식은 바로크 후기(18세기 초중반)의 거장인 안토니오 비발디(Antonio Vivaldi)에 의해 수백 편의 협주곡을 통해 기교적, 구조적으로 완성됨으로써 후기 바로크 협주곡의 표준이 되었다. 또한, 스카를라티가 확립한 다 카포 아리아와 이탈리아식 서곡은 헨델 등 후기 바로크 작곡가들에게 계승되어 오페라 세리아(Opera Seria)의 완전한 정형화로 이어졌다.


이러한 형식적 발전 외에도 중기 바로크는 모든 음악의 기반이 된 통주저음(Basso Continuo)을 완전히 확립하고, 음악을 통해 하나의 감정을 극대화하는 정념론(Doctrine of the Affections)을 심화시키면서 후기 바로크 음악의 토대를 굳건히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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