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9

'나'는 '그'가 사과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by 알럽윤

9.'나'는 '그'가 사과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한동안 운동을 다니면서 늘어지는 내 생체리듬을 끌어올리려고 했다.

한 달쯤 이 생활에 익숙해졌을 때 내 몸은 10kg이 감량된 몸이 되었고 모든 생각들이 긍정적으로 변화가 되었다.

불안한 생각이 덮어졌을 때 왜 운동을 하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한 달 동안 나는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 나에게 임금체불이 된 월급은 크나큰 숙제로 남아있었다.

결국 나는 마지막으로 사기꾼 대표에게 문자를 남겼다.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대표님과 이렇게 감정싸움 하기 싫습니다. 그러니 법원에서 뵐게요.]


간단했다. 내 감정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추후 내가 당신에게 할 법적조치에 대해 고지를 하는 거뿐이었다.


내 문자를 보자마자 바로 전화가 왔다. 내가 전화를 했을 때에는 전화를 받지 않았던 분이 법적조치를 한다는 말에 냉큼 전화가 왔다.


하지만 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분께 듣고 싶은 말은 더 이상 없기 때문에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내 마음을 진정하면서 문자를 보내고 그다음 날 사모님께서 전화가 왔다.

어제의 일 때문에 연락을 주신 거 같았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나야! 잘 지내지?'


안부를 묻는 사모님의 말에 그저 웃을 뿐이었다.


'어제 남편한테 들었어. 법적조치한다고...'


"아... 네. 이제는 기다리지 못할 것 같아서요."


'그랬구나... 혹시 몇 개월 밀렸지?'


나는 그 말에 4개월 정도 밀렸으며 자세한 금액을 말했다. 그 말을 듣자 사모님이 잠시 후에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무슨 일이 있는 건지 감이 잡히지도 않았다. 그저 남은 금액이 궁금하셨던 건가?

한참 후에 다시 전화가 왔다.


'혹시 법적조치가 간다면 누가한테 하는 거야?'


"당연히 아드님시죠."


'아... 우리 아들?'


"네. 아드님께 저도 유감이지만 어쩔 수가 없네요. 저도 살아야죠."


'그렇지. 미안하다. 내가 먼저 챙겨야 하는데.'


"아니에요. 회사일은 아무것도 모르시잖아요."


그렇게 한참 동안 미안하다며 나에게 사과를 하시는 사모님이셨다. 한편으로는 본인아들에게 피해가 갈 상황이니 생각이 복잡해지시는 거 같았다.


'일단 내가 밀린 월급의 반은 지금 입금해 줄게.'


"네?"


'내가 남편에게 말했어. 그래도 법적으로는 가지 말자고. 그래서 지금 줄 수 있는 게 밀린 월급의 반이고. 다음 달에 내가 남은 밀린 월급 바로 챙겨줄게.'


사모님의 말에 나는 고마움과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아... 네... 다음 달 언제까지요?"


'음... 일단은 첫째 주? 그때까지 좀 기다릴 수 있을까?'


"... 제가 솔직히 기다리진 못할 거 같아요. 대표님께서 항상 이런 식으로 말씀하셔서 못 믿겠어요. 저 한 번에 받지 못하면... 저도 방법이 없을 거 같아요."


'아... 그래? 그럼 내가 나중에 전화 줄게.'


정말 화가 났다. 이렇게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던 일들이었다. 대표님들의 가족들은 어느 하나 피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 혼자 끙끙 앓고 생활을 못하고 있었던 그 시간들이 너무 화가 났다.


사모님과 전화통화 후 몇 분뒤 대표님께서 전화가 왔지만 난 전화를 받지 않았다.

몇 분뒤 사모님께서 전화가 왔다.


'대표님 전화 안 갔어?'


"일부러 안 받았어요. 전화를 받아봤자 저만 스트레스받아요."


스트레스와 화남이 솟구쳐 올라올 거 같았다. 문자 보내기 전 내 평온함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다름이 아니고 밀린 월급 한 번에 보내줄게.'


"지금이요?"


'응. 내가 그래도 챙겨줘야지. 계좌번호 보내줘.'


"감사합니다."


그렇게 나는 밀린 월급을 다 받았다. 정말 허무했다.

상무님 말처럼 법적조치 할걸... 그럼 내가 이렇게 고생하지 않아도 될 일이었다.


월급이 입금이 되었다.

그리고 대표님께서 문자가 왔다.


'전화 안 받는 거 이해가 된다. 월급 받았으니 나중에 필요할 일 있으면 연락 줄 테니 연락받아라.'


미친놈이었다.

임금체불에 미안함은 눈곱만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 노동력을 공짜로 쓸 생각만 하고 있었다.


'밀린 월급 입금 확인했습니다. 대표님, 저한테 사과를 먼저 하시는 게 맞지 않을까요? 그리고 두 번 다시는 보지 맙시다. 이 이후로 다 차단할 겁니다. 안녕히 계세요.'


나는 이렇게 문자를 보냈고 모든 연락 수단을 다 차단했다.

사모님, 아드님 다 차단했다. 두 번 다시 이 가족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흔히 말하는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내 눈에는 피눈물이 난다.'이 말은 권선징악의 대표적인 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일을 겪으면서 느낀 건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해도 내 눈에는 눈물조차 흐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기꾼들은 감옥에 갔다 와도 또 사기를 친다는 것이고 법을 알고 있는 사기꾼은 변호사한테도 사기를 친다는 것이다. 그만큼 남을 속이고 남의 대해 미안함이 없는 사람들은 자기반성 같은 건 없다. 그리고 나 때문에 피해본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미안하지 않기 때문이다.


길고 긴 내 밀린 월급은 다 받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사람을 믿을 수 없는 성격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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