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는 어떤 느낌일까?
우리가 백만장자라고 하는 단어는 영어 millionaire에서 유래했다. 그렇기에 한국의 백만 원이 아닌, 미국의 백만 달러를 의미하는 말이다. 어릴 적에는 이러한 단어의 혼동이 백만장자를 백억장자라고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백만장자는 결국 백만달러를 순재산으로 가진 사람을 의미한다. 한국 돈으로 따지면 13억 정도일까. 그러나 <이웃집 백만장자>가 처음 쓰여진 약 25년 전 무렵에는 굉장히 큰 금액이었다. 짜장면 하나에 3000원 하던 시절 아닌가.
그러나 미국이든 한국이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영향 아래에 있었기에 이제는 더이상 백만장자가 우리가 드라마에서 보던 재벌같은 개념과는 거리가 있다.
그러나 정말 백만장자라는 단어가 의미가 없는 것일까? 예전에 비해서 그 위세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대한민국은 25년 전 무렵이면 IMF로 부모님들이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들어하던 때일텐데, 그 때의 백만장자와 지금의 백만장자를 비교하면 금액의 차이 이상으로 더 격차가 커보인다.
그렇지만 지금도 13억이라는 돈은 충분히 거금이다. 사교육 시장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교육비로 월마다 수백만원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생각하면, 13억을 보유하고 있는 가정은 아직 위대해보인다.
아마 그것이 이 책, <이웃집 백만장자 변하지 않는 부의 법칙>이 <이웃집 백만장자>의 후속작으로 충분히 가치를 가질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이웃집 백만장자>의 법칙은 아직도 유효하다
본 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책의 두께와 달리 간단하다. 딱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이웃집 백만장자>의 법칙은 아직도 유효하다"라는 것이다.
본문 내에 나온 여러 자료들은 솔직히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설문 조사, 인터뷰 등의 자료들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자료들이 정직한지, 자료들에 논리적 비약이 없는지 등을 분석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전문적으로 사회학과 통계학을 배우지 못한 필자는 그런 비판적 해석을 하기 부족하다. 그렇지만 저자의 주장을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먼저 읽고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이웃집 백만장자>의 법칙은 유효하다"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 법칙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절약'이다.
언제나 소비를 수익 아래로 하여 순재산을 늘리는 것. 그것이 <이웃집 백만장자>에서 통용되는 단 하나의 법칙이다.
사실 이 주장은 굉장히 간단명료하여 설명이 더이상 필요가 없다. 버는 것보다 적게 쓴다. 그러면 돈이 남는다. 당연한 원리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법칙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특징을 연구해 밝히고자 한다. 어릴 때부터 돈을 관리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환경, 혹은 적게 쓰는 삶에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 그리고 계속해서 돈을 벌고 저축해나갈 수 있는 성실성까지 본 책에서 핵심적으로 다루는 특성들은 사실상 이 법칙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에 불과하다.
정말 이 책의 부자는 '부자'인가?
그럼 여기서 가장 큰 질문이 남는다. 정말 저자의 주장 - 절약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독자분들 각자가 서로 다른 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장을 믿냐, 안 믿냐는 분명 그 답에 따라 달라질 것이고 여기에 대해서 왈가왈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질문이 참이냐 거짓이냐를 짚기 전에 더 먼저 짚어야할 것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에 대한 이미지가 실제 부자와 굉장히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란 무엇인가? 단순히 돈을 많이 가진 사람? 이런 사전적 의미는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를 설명하기 부족하다.
우린 그보다 더 나아가 그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우리가 쓰는 것보다 더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들을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을 부자로 여긴다. 예를 들자면 고급 스포츠카를 산다거나, 거대한 회사사 안에서 왕처럼 군림한다거나, 한 끼에 수십만원을 태운다거나 말이다.
즉 우리가 생각하는 부자란 부의 '축적'의 측면보다 부유해보이는 것들의 '소유' 측면에 더 치우쳐져 있다.
그런 점에서 절약은 소유와 가장 동떨어진, 가장 부적합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절약이란 결국 돈을 쓰지 않는 것. 하지만 우리가 되고 싶은 부자는 원하는 것들을 모두 누리는, 돈을 쓰는 사람이다.
한 끼에 5000원 이상 쓰기를 아까워하면서 삼각김밥과 라면을 평생 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정말 우리가 되고 싶은 부자의 이미지라고 할 수 있을까?
본 도서는 그런 점에서 부자의 삶이 어떤 것인지 굉장히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백만장자가 되기 위해서 그들은 수도권에서 벗어난 작은 집을 구하고, 도시락을 싸서 다니기도 하며, 자동차도 중고나 리스를 찾는다. 이런 행위를 평생을 하는 것이 정말 우리가 생각하던, '부자'일까?
자기만족의 한도를 낮추는 것, 그것이 행복이자 부자
결국 본 도서의 진정한 가치는 부자 되는 방법인 절약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웃집 백만장자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 백만장자가 된 이후에도 어떤 삶을 유지하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있다.
절약의 핵심은 기본적으로 자기절제이다. 하지만 절제를 통해 고통을 느끼면 안 된다. 오히려 절제를 통해 작은 것에도 만족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이런 특성을 가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백만장자가 되는 것이 어려운 것이고.
하지만 이런 자기절제는 어찌 보면 행복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 위를 보지 말고 아래를 보면 행복해진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니라 가진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약을 기꺼이 하지 않을까?
결국 필자는 본 책이 설명하는 것은 행복을 얻는 방법이라고도 본다.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한다면, 그것은 분명 돈이 쌓이는 결과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기에 절약을 단순히 자신이 생각하는 부자의 이미지와 어긋난다고 해서 포기하기보다는, 이런 삶이 어떤 만족도를 주는지 스스로 해볼 의지를 가져보는 것도 하나의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별점 : ★★★★☆ : 핵심 메시지가 간결하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자료가 충분히 많아서 신뢰가 가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