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연치유 Apr 02. 2024

홍콩 학교 일상 속의 비일상

2022, 홍콩 견문록 12화

9/27(화).


 실험 강의를 들을 때 리포트를 잘 써야 한다. 그렇지만 집중해서 정보를 집약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그렇기에 친구들이 공부하러 학교의 컴퓨터실로 가자고 할 때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한두 시간 정도 공부할 거라는 내 생각과 달리 친구들은 더 열정적이었다. 이제 막 학교에 들어온 1-2학년임에도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고자 하는 그들의 열의는 한국의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 못지않았다.


 그런 친구들을 보니 지금까지 공부하면서 '이 정도만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며 무난한 성적에 만족했던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다니는 학교에서 중간이어도 전 세계로 따지면 홍콩 친구들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전 세계를 누비면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그 꿈을 위해서 전 세계 사람들과 경쟁해야 한다는 점은 생각지도 못 했다는 것을 깨달은 날이었다.


10/1(토).


 한국의 건국일은 8월 15일이다. 광복절(1945년)로부터 정확히 3년 뒤의 일이다. 반면 중국은 10월 1일이 건국일이다. 그래서 토요일임에도 학교에서 건국기념일 행사(Flagship ceremony라고 하더라)를 한다길래 도대체 무슨 일을 할까 궁금해서 갔다. 생각 외로 정장 차림의 교수들에 일반 시민들도 꽤 많이 몰려있어서 놀랐다. 기자들도 취재하러 나오기도 했고. 홍콩 깃발과 중국 깃발, 그리고 학교 깃발 3가지를 올리던데 이런 행사를 본교에서 본 적이 없어서 괜히 신기했다.

온 세상이 사람들이다...

10/6(목).

 이공대에 헌혈의 집이 왔다. 헌혈버스가 온 게 아니냐고 묻고 싶겠지만, 헌혈의 집이 왔다는 게 정확한 표현 같다. 각종 헌혈 장비를 들고 아예 공간을 임시 헌혈의 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기념품 관련한 설명은 따로 없었지만, 한국에서 자발적으로 헌혈을 여러 번 했던 나로서는 꽤 재밌는 경험이 될 것 같아서 도전해 보았다.


 외국인인 내가 헌혈하기 위해서 여권이 필요하고 질병/감염병 관련해서 더 깐깐하게 체크리스트를 확인했다. 전체적인 헌혈 과정은 별 차이가 없었는데, 한국의 헌혈의 집에서는 끝나고 음료와 초코파이 같은 음식류를 주는데 여기서는 철과 비타민C 보충제 알약을 주는 게 달랐다. 다 끝나고 주는 기념품은 고작 포스트잇 하나였지만... 재밌는 경험 했다고 치자.


이전 13화 동아리, 비, 그리고 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