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홍콩 견문록 11화
학교 중앙을 보니 저번 주와 달리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었다. 무엇을 하나 봤더니 동아리 소개제였다. 홍콩에는 무슨 동아리가 있나 해서 봤는데, 봉사 동아리 / 보드게임 동아리 / 밴드 동아리 등 한국과 비슷한 모습에 여기에도 다들 취미는 비슷하구나 싶었다. 물론 무술 동아리는 영춘권/태권도/공수도/유도/검도 등... 중국이 무협의 발상지가 맞는구나 싶긴 했다. 하긴 아침 산책을 하다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태극권 수련하는 것도 심심치 않게 보다 보니 말이다.
홍콩에서 처음으로 비를 맞아보았다. 아침에 조금씩 내려서 살짝 맞았는데, 워낙에 건무들이 비로부터 가려주게 설계되어 있는 홍콩인지라 그렇게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특히 학교 안에서는 거의 모든 건물이 천장이 있는 통로로 연결되어 있어서 더 비 맞을 일이 없었다. 아무래도 태풍과 비의 영향이 우리나라보다 오랫동안 유지되는 만큼 그 대비차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돈에 대해서 고민한 날이다. 식비로 어마무시한 돈이 나가고 있고, 환율이 높아지니 이미 환전한 돈임에도 더 비싸게 느껴진다. 그나마 학교에서 학식으로 먹으면 조금 싸지지만 홍콩에 온 의미 - 더 다양한 경험이 없어지는 듯싶기도 해서 고민되기도 한다.
미생물학 수업이 끝나고 독서클럽이 열리길래 한번 가보았다. 처음엔 홍콩 현지인들 위주로 하는 프로그램인 줄 알았는데 다국적인 모임이었다. 한국인인 나 외에 인도계 홍콩인 N양, 말레이시아 학교에 다니다 홍콩에 온 중국인 L 양, 덴마크인 X군까지. 이 모임을 주도하는 리더 선생은 꽤나 활발한 느낌의 중년 여성이었는데, 어릴 때부터 부모가 영어로 된 책을 읽게 하면서 생긴 영어 실력이라고 말했지만 그 누구보다 영어를 잘하셔서 놀랐다. 책에서 느낀 감상을 서로 이야기했지만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슬펐다. 영어 실력을 더 키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