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도 자식을 배려하지 않는 엄마가 있습니다.
딸은 몸이 아픕니다.
일을 계속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일을 그만두려고 결심하고 엄마에게 상의합니다. 딸의 말에 엄마는 ‘그러니까 젊을 때 빨리 돈 벌고 일찍 쉬어야 한다면 지금 일을 더 해야지’라고 말합니다.
딸은 지금 몸이 아프다고 다시 말했지만, 엄마는 일을 그만두라는 말은 결국 하지 않습니다.
이사를 하려는 곳이 딸의 직장과 너무 멀어 출퇴근이 엄두가 안 납니다. 딸은 엄마에게 너무 멀어서 출퇴근할 수 없으니 다른 곳을 알아보자고 말합니다.
엄마는 딸의 출퇴근 문제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처음 마음에 두었던 곳으로 집을 계약하고 이사를 합니다.
딸이 일찍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
딸이 아이를 낳자 엄마는 속상합니다. 딸이 아이를 너무 일찍 낳는 바람에 딸이 자신과 시간을 보낼 수가 없게 됐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딸이 자신과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주고 쇼핑도 함께 가주는 게 좋았습니다. 자신의 하소연을 딸에게 해왔는데 이제는 아이를 키우느라 그럴 시간이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어느 날 엄마가 직장을 다녀야 하는 딸을 대신에 손주를 맡아서 키워주겠다고 말합니다. 딸은 기쁘기도 하고 엄마에게 고마웠습니다.
그것도 잠시 딸은 직장에서 엄마의 전화를 수시로 받아야 했습니다.
아이가 말을 안 들을 때, 울 때, 열이 날 때, 엄마를 찾을 때 등 엄마는 딸에게 전화합니다.
엄마는 자신이 지금 얼마나 힘든지 딸이 이렇게 힘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하거나 화를 내기도 합니다.
참다 참다 딸이 일할 때 전화를 받기도 어렵고 전화를 받으면 일에 집중할 수 없으니 전화를 그만해 달라고 엄마에게 말을 합니다.
딸의 그런 하소연과 부탁에도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고 딸이 전화를 받지 않으면 전화를 받을 때까지 계속 전화를 합니다.
딸은 이런 엄마가 너무 힘들지만, 엄마가 자신의 아이를 키워주기에 내색을 할 수도 없습니다.
엄마가 요구하는 걸 들어주려고 최선을 다하지만, 이제는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지병도 점점 악화하고 있다고 병원에서 주의를 들었지만, 엄마에게 내색할 수 없습니다.
딸은 엄마와 분리가 되지 않은 것 같다는 상담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합니다.
자신도 엄마와 떨어져 있던 시간이 훨씬 마음이 편했다고 고백합니다. 오히려 자주 안 볼 때 엄마와 사이도 더 좋았던 것 같았다고 합니다.
엄마가 자신을 붙잡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뿌리칠 수 없습니다.
엄마와 딸이 분리되지 못하는 이유는 엄마가 딸을 붙잡고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딸이 엄마에게서 떨어지려 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엄마와 딸 모두 서로 분리되길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무의식에 가까운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