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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견하는 상담사 Jan 22. 2024

민감한 사람의
평화로운 삶을 위하여


상담실에 방문하는 사람의 많은 수는 민감한 사람이다. 민감한 사람은 주변에서 예민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예민하다는 단어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의미로 전해지다 보니 자신이 예민하다는 것이 반갑지만은 않다. 그래서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의 민감함, 예민함을 바꾸려고 부단히도 애를 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감성은 타고난 기질이기에 바꿀 수 없다. 민감함은 생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자극에 뇌가 활성화되면서 경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감한 내담자를 만나면 이들이 이제껏 가지고 있었을 민감함, 예민함에 대한 생각을 묻고 잘못 알고 있는 정보나 모르고 있었던 것을 안내하는 작업을 공들여한다. 민감함이 가진 장점을 모르고 있거나 민감함이 자신의 잘못인양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민감한 사람의 70%는 내향적인 사람이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외부세계보다 인생이나 삶, 심리, 생과 사 같은 본질적인 측면에 관심이 있다. 깊이 사색하고 내면으로 파고드는 일에 기쁨을 느낀다. 내향적인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어색함으로 안절부절 하지만,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긴장이 풀고 편안한 태도를 보이는 대화에 참여한다. 깊은 대화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민감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민감한 오감과 풍요로운 감수성, 공감력은 이들이 감동하는 재능을 가지에 하였다. 이들은 예술에 깊게 감동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에 쉽게 동화되어 공감한다.     

민감함을 타고난 사람이 어떠한 환경에서 성장하고 어떤 사람들과 관계를 했느냐에 따라 성격형성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민감한 아이들은 주변의 자극을 잘 감지하고 영향을 크게 받는다. 다른 아이들이 알아채지 못하는 어른들의 부정적인 감정과 친구들 사이의 갈등을 잘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민감한 아이들은 자신을 탓한다. 주변에서 민감한 아이의 자기 탓을 동조한다면 아이는 자신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타인에게 깊게 상처받으며 고통스러워한다. 


민감한 아이들은 타고난 민감성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크게 상처를 받고 트라우마로 경험되기도 한다. 이런 과도한 경험은 기질적 특성 때문이지 나약함과 잘못된 생각 때문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과도한 만성스트레스는 우리의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불러온다. 신체활동의 대부분을 조정하는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면 두통, 어지럼증, 손발 저림, 어깨결림 등의 신체증상이 나타난다. 스트레스의 취약한 민감한 기질의 사람들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그에 따른 신체증상을 많이 경험한다.    




이렇게 민감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삶에서 겪는 부담과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내가 매운 민감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걸’ 깨닫고 받아들여야 한다.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에 쉽게 지친다는 걸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스트레스에 취약하고 이것이 장기화되면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이것을 인지하고 받아들인다면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강조하고 싶은 점은 자신의 민감한 기질을 바꾸려는 노력은 멈추어야 한다. 민감한 기질은 바꿀 수 없다.  

  

자신이 민감한 기질임을 인식하고 받아들였다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자신에게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그 이전에 자신이 민감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쉽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신에게 가장 큰 자극요인이 소리라면 소리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최근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시누이가 잔소리를 시작하려 하자 얼른 귀마개를 꺼내어 귀를 막고 웃는 있는 장면이 있었다. 이렇게 자신에게 상처가 될 자극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건 자신만이 할 수 있다.      


민감한 기질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안전과 안정을 확보할 수 있다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커버이미지: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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