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레인 아론은 1995년에 『타인보다 더 민감한 사람』이라는 책에서 인구의 15~20퍼센트는 매우 예민한 사람들이라고 설명한다. 5명 중 한 명은 매우 예민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예민한 아이들이 부모와 기질적 궁합(조합)이 어떤지에 따라 부모가 아이를 다르게 이해한다. 기이하고, 예민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향이라고 이해하기도 하고 힘들고 활동적이고 요구가 많고 고집스러운 아이로 말하기도 한다.
예민한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외부 자극에 더 잘 반응한다. 같은 소리와 변화에도 예민한 아이들이 더 많이 반응하고 영향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예민한 아이들은 양육자와 기질적 특성과의 조합과 경험되는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같은 집에서 자란 형제, 자매들이 가정에서의 문제와 어려움에 다르게 반응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런 이유로 예민한 아이의 특성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된다. 그러나 예민한 아이들은 부모의 좋은 영향과 좋은 환경에서도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더 많이 영향을 받는다. 긍정적인 자극과 좋은 환경의 영향을 잘 수용해 더 성공적인 개인이 될 가능성 또한 크다.
그렇다 해도 예민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나 자신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아쉬움을 많이 가지게 되는 건 사실이다. 예민함이 삶을 고달프게 하는 지점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어떠한 기질도 장점만 있지는 않다. 어떤 사람은 추위에 취약하고 어떤 이는 더위에 취약하듯이 자신이 받는 자극과 환경에 강하거나 취약한 부분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차이일 뿐이다.
자신이 추위와 더위에 취약하다는 건 자신이 제일 잘 안다. 그리고 그런 취약함을 어떻게 대응하고 다루어야 할지도 자신이 잘 알고 있다. 다만, 자신이 추위와 더위에 취약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알지 못하면 취약함으로 겪게 될 고통은 그대로 돌아온다.
민감한 기질의 사람은 민감한 기질이 가진 장점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면서 취약한 부분을 잘 다루어 주는 방법을 익히고 실천한다면 자신에게 돌아올 고통의 상당 부분은 줄어든다. 이러한 과정이 어린 시절 부모의 개입으로 익혔다면 한결 수월한 삶을 살고 있겠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좌절할 필요는 없다. 지금이라도 방법을 찾고 익히면 된다.
민감한 기질을 알고 받아들이게 된 후 민감한 기질을 다루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오롯이 자신을 위한 개입을 허용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