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와 쓰기
읽는다는 행위가 써야 한다는 압박감에 다른 경험이 돼버렸다.
기뻐해야 할 일인지, 안타까워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다.
그저 관심 있는 책을 읽어 가는 자체가 즐겁고 때로는 몰입감 그 자체에 성취감을 느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읽은 걸 나만의 글로 써내야 한다는 의무감을 스스로에게 주고 있다.
글을 쓰는 직업이 아닌 만큼 글을 반드시 써내야 하는 건 아니다.
근래에 글을 매일 쓰는 것이 의무감이 되어 버리면서 소재에 대한 탐색에 눈을 부릅뜨게 된 것이다.
글을 쓸 수 있는 지식의 한계를 절감하기에 나보다 충만한 지식을 가진 저자들의 책을 찾아보고 깊게 읽으려고 하는 건 긍정적인 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책 읽는 게 예전의 즐거움과 만족감이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 과도기일 거라 위로하지만, 왠지 주객(主客)을 결정해야 하나?라는 고민이 생겼다.
이제까지 나에게 주(主) 책 읽기였는데... 여전히 그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잠시 휴식 시간을 갖다 불현듯 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글로 쓰다 보니 숙고해야 할 생각이 되어버렸다.
커버이미지 사진: Unsplash의Tingey Injury Law Fir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