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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견하는 상담사 Feb 29. 2024

민감한 사람들의 관계 갈등과 해결

기질 차이를 바탕으로


감각 추구 성향이 강한 사람은 ‘다양하고 새롭고 복잡하고 강렬한 감각과 경험’을 추구하며 ‘그러한 경험을 위해 신체적, 사회적, 법적, 재정적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는 유전적 경향성이다. ¹     


민감한 사람들은 다양한 새롭고 복잡하고 강렬한 감각과 경험에 잠시 멈춤. 확인 시스템이 작동하는 유전적 경향성이다. ²  이러한 성향은 TCI 검사 결과에서 자극 추구 성향과 위험 회피 성향과 많은 부분이 일치한다.      

TCI에서 말하는 자극 추구는 새로운 자극에 행동이 활성화되는 유전적 경향성을 말한다. 위험 회피는 처벌이나 위험이 예상될 때 행동이 억제되는 개인차를 말한다. ³     


이러한 유전적 성향은 타고난 것이고 뇌에 의한 영향이 크므로 그 성향성이 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는 정설이다. 변하지 않는 이러한 성향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상담장면에서 만나는 관계의 갈등 원인 중 많은 경우가 이러한 유전적 성향성의 차이, 즉 기질의 차이를 알지 못해 생기는 경우가 많다. 관계의 갈등이란 부부 관계, 부모-자녀 관계, 커플, 동료와의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을 말한다. 기질의 차이를 알지 못하고 단순히 성격 차이나 상대에 대한 배려부족으로 여기면 상대가 변화하기를 원하거나 강요하게 된다.     


갈등의 원인이 기질의 차이 때문이라 예상되면 상담사는 기질 검사나 내담자의 보고를 통해 자신과 상대의 기질을 알 수 있도록 해준다. 나아가 지금 겪고 있는 관계 문제가 기질의 차이 때문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론 기질이 같아서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는 꽤 효과적이다.      


서로의 배려부족은 사랑의 부족으로 경험하고 서로에게 상처가 된다. 그러나 자신과 상대의 말과 행동이 사랑과 배려의 부족이 아니라 기질에 의한 자동적인 반응임을 이해하게 되면, 마음이 한결 편해진다.      

편해진 마음으로 서로의 관계를 다시 보게 되면,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관계를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게 된다. 차이를 이해하고 존중하게 된다면 원만한 관계와 자신의 편안함을 위해 기질을 다루고 조절해야 한다는 제안을 쉽게 받아들인다.


      



기질도 바꾸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절대 안 된다는 말은 못 하겠다. 그러나 기질을 바꾸는 건 검은 눈동자를 파란 눈으로 바꾸는 것처럼 불가능하거나 어렵다. 이렇게 어려운 걸 하느니 좀 더 수월한 기질을 다루는 방법을 찾고 익히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민감함과 그렇지 않은 것은 반대의 개념이 아니라 차이이다. 민감성이 0인 사람과 민감성이 100인 두 종류의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다. 민감한 사람이 약 15~20%를 차지하듯 둔감한 사람도 그 정도의 비율을 차지할 것이다. 민감함에도 초민감한 사람과 중간 정도 민감한 사람, 약간 민감한 사람이 있다. 민감함의 정도를 스펙트럼으로 이해해야 한다.     


감각 추구 성향을 동시에 가진 민감한 사람들도 있다. 앞에서 말한 대로 감각 추구 성향은 자극을 추구하는 성향으로 자극에 행동 활동화 시스템이 작동된다. 그에 반해 민감한 사람은 자극에 행동 억제 시스템이 작동하면서 잠시 멈추어 확인하는 모습을 보인다.      


두 가지의 성향성이 동시에 갖고 있다 해도 그 경향성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기질의 강도가 민감함보다 감각 추구 성향이 강하다면 자극에 행동이 활성화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이들은 통찰력과 추진력이 합쳐져 다재다능하지만, 쉽게 압도당한다. 새로운 경험(자극)을 원하지만, 위험에 대한 감수를 꺼리며 갈등을 느낀다. 고성능 스포츠카를 타고 엑셀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있는 상황과 비슷한 상태이다. 이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상담에서 이런 사람을 만나면 스트레슬 관리는 잘해야 한다는 말을 꼭 한다.      


상대와 나의 기질이 무엇인지 파악한다면, 상대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게 되고 혹여 갈등이 생기더라도 그 이유를 쉽게 알게 된다. 그리고 생긴 갈등에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관계와 자신의 편안함을 추구하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¹ 『감각 추구의 행동 표현과 생물사회적 토대 』(1994) -마빔 저커먼-


² 『타인보다 민감한 사랑』 -일레인 아론-


³ 『기질 및 성격검사 매뉴얼』(민병배,오현숙,이주영)-마음사랑-


커버이미지 사진: UnsplashEverton Vi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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