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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치게 헌신적인 사람

경계를 세워야 하는

by 발견하는 상담사

타인에게 지나치게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타인을 돌보고 그들의 문제에 과도하게 책임감을 느낀다. 이들은 또한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야만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스스로는 기쁨을 만들 수가 없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타적인 것 같지만, 누군가를 돌보고 헌신하면서 받게 될 칭찬받고자 하는 결핍된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경계를 구분하지 못하고 타인의 문제를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해줘야 한다고 느낀다. 따라서 자신은 제쳐두고 타인을 돌며 헌신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며 관계를 한다. 이들은 불행한 상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에 큰 의미를 두고 기쁨을 경험한다. 자신으로 인해 상대가 감정이나 삶이 달라지기를 바란다. 그 때문에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변화해야 할 것에 초점을 맞춘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원하는 것과 상관없이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조종이다.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돌봄을 받아야 할 어린 시절에 누군가를 돌볼 수밖에 없는 환경에 있었던 경우가 많다. 이들은 가족 중 누군가를 돌볼 때만 자신의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꼈다. 이들은 문제가 있고 힘들어하는 사람을 보면 자신이 상대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기분을 좋게 해줘야 한다는 과도한 책임감을 느낀다. 그렇게 하지 못할 때면 좌절하고 상처를 받는다.



이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의 도움과 헌신은 받는 상대가 스스로 서지 못하게 만들고, 결국 이들에게 의지하도록 만든다. 가지고 있던 문제가 더 심각해지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긍정적인 자기 가치감과 삶의 만족감은 문제 있는 상대를 돌보고 헌신함으로써만 느낄 수 있다.



이런 돌봄과 헌신을 상대가 알아주지 않거나 거부할 때 힘들어지면서 상담실에 찾아오게 된다.

상담을 진행하면서 이들이 겪는 관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상담사가 세우는 상담의 목표는 ‘부정적 관계 방식의 변화’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자신의 경계를 구분하고 타인에 대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의 관계를 지배하는 관계 방식을 파악해야 한다. 파악한 관계 방식이 역기능적라는 걸 인식하고 이해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이다.



fresh-seedling-growth-in-nature-organic-environment-generative-ai.jpg 이미지출처: 작가 vecstock 출처 Freepik


관계 방식의 파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시작해 볼 수 있다.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관계와 비슷한 관계가 과거에도 있었나? 이 질문에 ‘어..... 그랬나?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가만있어 보자….’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면 있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찬찬히 살펴보아야 한다. 내가 지금 맺고 있는 관계와 과거 관계를 연결해서 바라보아야 한다.



내가 현재 맺고 있는 인간관계를 바라보며 왜 이렇게 인간관계를 맺고 있을까 관찰하자. 지금까지 이런 관계가 반복됐는지 기억을 더듬어 보자. 과거에 내가 비슷한 관계를 여러분 반복했다는 기억이 있었다면 비슷한 관계를 반복하는 이유를 고민해봐야 한다.



예를 들자면 자신에게 한없이 다정한 상대에게는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매번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사람과 연인으로 발전했다면 의문을 가져야 한다. 왜 그런 사람에게 끌리는지, 함부로 대하는 데 관계를 왜 지속하는지, 결국 함부로 대하는 것 때문에 헤어졌는데 다음에 또 비슷한 사람을 왜 나는 만나는지, 나는 왜 나에게 해로운 비슷한 관계를 반복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반복되고 있다면 나의 관계 방식이 고정되어 패턴화 되는 것이다. 네모난 빵틀로 빵을 만들면 네모난 빵만 나오는 것처럼, 고정된 관계 방식 패턴은 동일한 관계 방식을 만들어낸다. 이것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선택할 수 있다. 앞으로 자신의 관계 방식을 변화시킬지 유지할지 말이다.



변화를 선택한다면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변화를 선택했다면 자신의 관계 패턴이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하고 인정했다는 거다. 문제임을 인식하고 인정했다면 관계 패턴이 문제가 된 이유와 과정을 이해하는 과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런 후 변화를 위해 생각과 행동을 바꾸도록 부단히도 노력하고 반복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하고 우선시되어야 하는 건, 변화를 하겠다는 바람과 의지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주변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말해주어도 자신이 변화에 대한 동기가 없다면 첫 번째 단계인 관계 패턴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과 인정부터 가능하지 않다. 상담에서도 첫 번째 단계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변화 앞에서 느끼는 두려움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두려움을 극복하고 변화의 과정에서 경험하는 불편감을 감수할 수 있을 때 변화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커버이미지 : 출처 Freepik

이미지 : 작가 vecstock 출처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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