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통밀빵
나는 한 때 다이어트를 독하게 했었다.
빵을 좋아하는 나는 다이어트를 할 때 처음으로 통밀빵을 알게 되었다.
통밀가루는 도정하지 않고 겉껍질만 벗겨내 갈색의 속 껍질을 갈아서 만든 가루이다.
갈색을 띠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식감은 거칠다.
하얀 밀가루는 갈색의 속 껍질을 제거하고 갈아서 만든 가루이다.
하얀 밀가루빵의 부드럽고, 촉촉함에 익숙했던 나에게 처음에는 통밀의 거친 식감은 낯설게 느껴졌다.
사람도 자꾸 보면 정이 든다고 통밀빵도 자꾸 먹으니 어느새 나도 통밀의 특별할 것 없는 담백한 맛에 익숙해져 있었다.
다이어트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통밀빵은 이제 나의 주식이 되었다.
유기농 통밀가루 포장지를 열면 곡물의 고소한 냄새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연한 갈색을 띠고 있어 색깔도 참 곱다.
통밀가루에 미지근한 물 또는 우유와 함께 약간의 소금을 넣어준다.
좋아하는 견과류와 건크랜베리가 있다면 함께 듬뿍 넣어준다.
올리브 오일을 넣고 반죽을 하다 보면 서로 섞이지 않을 것만 같던 통밀가루와 견과류들은 서로 섞여 옅은 갈색의 매끈한 반죽이 된다.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 통밀 반죽이 발효 과정을 통해 부풀어 오를 때면 그 모습 또한 어찌나 예뻐 보이는지.
처음보다 2배나 커진 통밀 반죽에 원하는 모양을 내고 오븐에 굽는다.
빵이 오븐에서 구워질 때 나는 빵 냄새가 집 안에 가득 퍼질 때면 주말의 여유로움이 저절로 느껴진다.
갓 구워진 호두통밀빵을 꺼내어 잠시 식힌 후 한 조각 잘라서 맛을 본다.
호두와 통밀의 고소함과 은은한 담백함이 입 안에서 기분좋게 퍼진다.
특별한 맛을 내지도 않고 화려한 색상으로 드러내지도 않지만, 자꾸만 생각나는 매력적인 빵이다.
거칠 것만 같은 통밀의 식감은 우유와 올리브 오일의 조화 때문인지 적당히 쫄깃하고 부드럽다.
자극적이지 않고, 달지 않아도 은밀하게 본연의 맛으로 강한 개성이 느껴지는 호두통밀빵.
너, 참 매력적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