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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눈에 파묻히다! 폭설 비상

구출 완료

지구온난화로 점점 날씨가 예측하기 힘든 것 같다.

분명 얼마 전까지는 여름이 한참 지났음에도 반팔을 입고 다녔다.

어느 날 갑자기 비가 오고 나서는 기온이 뚝떨어지고 겨울이 찾아왔다.





눈이 온다고? 이제는 첫눈 올 때도 되었지.

올여름이 길었기에 겨울이 사실 좀 반가웠다.

그런데 웬일.. 눈이 온다!

...

음 그런데...

계속 온다..

...

끝없이 온다..

언제까지 올 거니..


이렇다 그치겠지 싶었던 눈은

정말 사정없이 내렸다.

수업시간에도.. 퇴근할 때도.. 밤새도록 말이다.




다음날 아침.

뉴스를 보니 눈이 아주 아주 많이 쌓였다는 소식을 듣고야 말았다.


출근할 수 있을까.

밖에 나가니 정말 정강이까지 눈이 내렸다.

제설 작업은 되어있지 않았다.

인도 차도 구분 없이 길도 없다. 그저 온 세상이 눈이었다.

차들도 고립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한다.


나는 대한민국 교사.. 아자아자..

이 폭설을 해치고 학교로 출근해야 한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나왔지만 지하철은 지연!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몰려 탈 수가 없었다.

최소한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걷고 또 걸으며 기어코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학교는 급하게 재량 휴업일을 하기로 했다.

또 학교 교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일제히 빗자루, 쓰레받기 등 제설도구들을 가지고 모였다.


우리는 눈에 파묻혀 등하굣길조차 사라진 학교를 구출하기 시작했다.

눈 일부를 파내자 눈과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너무 힘들었다.

사실 나는 폭설 속 출근길부터 기진맥진했다..


사람을 부르면 안 되었을까?

제설차도 오지 못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12시경까지 계속해서 제설 작업을 했다.


대강 마무리가 될 때쯤 너무너무 추워서

덜덜 떨며 교실로 돌아왔다.

세상에나.. 패딩이며 티셔츠며 눈과 비에 다 젖어버렸다.

파래진 입술..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것 같았고 오후에는 급하게 조퇴하고 병원에 다녀왔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마음대로 아플 수도 없는 특수교사다.


교사들이 애쓴 덕분에 학교는 다음날부터 아이들이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짝짝짝!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근육통과 감기를 앓고 있다.

주말에는 이불속에서 회복 중이다.


학교에서의 제설 작업은 처음이라..

다음부터는 여벌 옷, 방수되는 장화나 부츠, 우산, 모자 꼭 챙기기 별표.. 꼭꼭!

이왕이면 폭설은 안 오면 더 좋겠다.


하늘에서 내리는 예쁜 쓰레기라던 눈!

우리 이제 당분간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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