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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은 오늘도 성장 중
학교 눈에 파묻히다! 폭설 비상
구출 완료
by
특수교육 이야기해주는 선생님
Dec 1. 2024
지구온난화로 점점 날씨가 예측하기 힘든 것 같다.
분명 얼마 전까지는 여름이 한참 지났음에도 반팔을 입고 다녔다.
어느 날 갑자기 비가 오고 나서는 기온이 뚝떨어지고 겨울이 찾아왔다.
눈이 온다고? 이제는 첫눈 올 때도 되었지.
올여름이 길었기에 겨울이 사실 좀 반가웠다.
그런데 웬일.. 눈이 온다!
...
음 그런데...
계속 온다..
...
끝없이 온다..
언제까지 올 거니..
이렇다 그치겠지 싶었던 눈은
정말 사정없이 내렸다.
수업시간에도.. 퇴근할 때도.. 밤새도록 말이다.
다음날 아침.
뉴스를 보니 눈이 아주 아주 많이 쌓였다는 소식을 듣고야 말았다.
출근할 수 있을까.
밖에 나가니 정말 정강이까지 눈이 내렸다.
제설 작업은 되어있지 않았다.
인도 차도 구분 없이 길도 없다. 그저 온 세상이 눈이었다.
차들도 고립되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만 한다.
나는 대한민국 교사.. 아자아자..
이 폭설을 해치고 학교로 출근해야 한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나왔지만 지하철은 지연!
버스
정류장에는 사람들이 몰려 탈 수가 없었다.
최소한의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걷고 또 걸으며 기어코 제시간에 학교에 도착했다.
이른 아침 학교는 급하게 재량 휴업일을 하기로 했다.
또 학교 교직원들은 출근하자마자 일제히 빗자루, 쓰레받기 등 제설도구들을 가지고 모였다.
우리는 눈에 파묻혀 등하굣길조차 사라진 학교를 구출하기 시작했다.
눈 일부를 파내자 눈과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너무 힘들었다.
사실 나는 폭설 속 출근길부터 기진맥진했다..
사람을 부르면 안 되었을까?
제설차도 오지 못할 만큼 상황이 심각했다.
그렇게 우리는 이른 아침부터 12시경까지 계속해서 제설 작업을 했다.
대강 마무리가 될 때쯤 너무너무 추워서
덜덜 떨며 교실로 돌아왔다.
세상에나.. 패딩이며 티셔츠며 눈과 비에 다 젖어버렸다.
파래진 입술.. 아무래도 감기에 걸린 것 같았고 오후에는 급하게 조퇴하고 병원에 다녀왔다.
아이들을 위해서는 마음대로 아플 수도 없는 특수교사다.
교사들이 애쓴 덕분에 학교는 다음날부터 아이들이 등교할 수 있게 되었다.
짝짝짝!
며칠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근육통과 감기를 앓고 있다.
주말에는 이불속에서 회복 중이다.
학교에서의 제설 작업은 처음이라..
다음부터는 여벌 옷, 방수되는 장화나 부츠, 우산, 모자 꼭 챙기기 별표.. 꼭꼭
!
이왕이면 폭설은 안 오면 더 좋겠다.
하늘에서 내리는 예쁜 쓰레기라던 눈!
우리 이제 당분간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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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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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육현장에서 특별하고 소중한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의 경험을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런 저런 제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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