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산책

by 하이드

언제였던가

반쯤 언 아니 반쯤 녹은 바람이 불러

남들 몰래 창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본

밤은


지구에서 태어난

사람의 도시는

모두 지구의 것으로 만든 것

이것 또한 둥지가 아니라면 건방질 터다


설익은 한밤의 냄새가 나는 바람을 따라

깜빡이는 노란 신호등과

깨어 있는 상가의 네온과

달빛에 흔들리는 잎사귀로 옮겨가다


한 번 지그시,

눈을 감았다 뜨고는


이 몸에 갇힌 신세임을 한탄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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