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강연의 3가지 조건
강연자가 염두해야 할 것
좋은 강연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강연자로 서본 적이 많지 않아 강연자의 입장에서는 잘 모르겠으나, 무수히 많았던 청중의 경험을 빌린다면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청중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다. 청중의 연령대, 직업군, 성별 등 분석할만한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기대감’이다. 즉, 청중이 어떤 강연을 기대하고 참석했는지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이다. 예를 들어보자. 마케팅에 관한 강연이 계획되어 있다. 청중은 현업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소 5년 차 이상의 마케터이다. 강연자는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는 실전 온라인 마케팅 기술”을 주제로 강연을 할 예정이다. 이 강연에 참석한 청중은 무엇을 기대하고 왔을까? 아마도 실제 디지털 마케팅의 성공 사례나 구체적인 디지털 마케팅 기법에 대한 내용을 기대할 것이다. 그런데 강연자가 디지털 마케팅의 정의와 필요성 등 원론적인 부분에 집중한다면 어떨까? 마케팅 5년 차인 청중들은 버려지고 있는 시간에 한숨만 쉴 것이다. 청중이 무엇을 얻고자 이 자리에 왔을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고 핵심이다. 한편, 강연 참석이 자발적인지 강제적(?)인지 알아두는 것도 좋다. 이에 따라 청중의 몰입도, 집중도, 참여도, 호응도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자발적 의지로 참석한 청중이라면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며 능동적으로 진행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일방적인 강연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
두 번째는 정제된 양질의 콘텐츠를 준비하는 것이다. 강연에서 다루는 콘텐츠가 얼마나 정확하고 참신하며 통찰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정확하지 않은 사실이나 시사를 반영하지 못한 올드한 콘텐츠로 청중의 관심을 요구하는 것은 욕심을 넘어 기만이다. 트렌디하면서도 영양가 높은 콘텐츠만이 좋은 강연을 만들 수 있다. 이때 콘텐츠의 질만큼 중요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정제된 내용이다. 아무리 좋은 콘텐츠라도 장황하거나 중언부언할 경우 청중의 집중력은 떨어지고 강연의 전달력도 감소한다. 핵심 위주의 전달과 깔끔한 요약, 명확한 결론 등 정제된 표현과 구성이 콘텐츠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은 기존 형식에 대한 이해다. 강연 주제나 강연자에 따라 강연의 형식 및 구성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능하면 강연의 전체적인 틀은 참고해서 가급적 따르는 것이 좋다.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 프로그램에 나와 1시간 강연을 한다면 어떨까? 15분짜리 집중력을 가지고 참석한 청중에게 초과된 시간은 먼 나라 이야기에 불과할지 모른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진행되어왔던 강연 시간, 진행 방식, 순서 등은 청중에게 익숙한 고향 같은 것이다. 홈에서 경기하는 선수들이 어웨이 경기보다 승률이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만, 오랫동안 다양한 강연을 들으며 그때마다 들었던 생각을 정리하였기에 어느 정도 참고할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강연이 되기 위해서는 강연자의 스피치와 청중의 청강 태도 둘 다 중요하다. 하지만 시작점은 어디까지나 강연자의 노력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