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Nam Jan 09. 2023

인생 수업료 20만 원

내 인생의 마지막 과태료이길

얼마 전 밤늦게 낯선 카톡을 받았다. 보낸 이는 경찰청.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신호위반 및 과속을 하였기에 과태료 13만 원을 부과하라는 알림이었다. 카톡을 보자마자 느꼈던 감정은 당혹스러움과 짜증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의 부주의로 어쩌면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지만 과태료 그치게 되어 참 감사하다. 앞으로 정신 똑바로 차리고 운전하!' 13만 원이 아깝다는 사실보다는 13만 원으로 정신을 차릴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 낯선 우편물을 받았다. 발신자는 경찰청. 불길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적색 신호등에 주행했기에 과태료 7만 원을 납부하라는 통지였다. 아...

처음 13만 원의 과태료를 납부할 때는 감사했다. 그러나 곧장 7만 원의 과태료를 또 납부하려니 너무 짜증이 났다. 평소 안전운전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나였기에 솔직히 이 사실을 믿기 어려웠다. 그런데 신호를 위반한 내 차가 카메라에 떡하니 찍혀있는데 누굴 탓하랴. 다 내 탓이다.

나중에 일자를 확인해보니 첫 번째 신호위반과 두 번째 신호위반이 불과 일주일 사이에 발생한 일이었다. 연말에 무엇이 그렇게 급했 신호까지 위반하며 차를 몰았을까. 

13만 원의 과태료는 인정할만한 인생 수업료였지만 7만 원의 추가 수업료는 솔직히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어찌하랴. 다 내 잘못인 것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업료를 지불하고 깨달은 바가 있다는 것이다. 첫 째, 알고 했든 모르고 했든 잘못은 잘못이다. 둘째, 스스로 범한 잘못에 대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 셋째, 불행 중에도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세 가지는 분명히 깨우쳤다.

나의 치부를 이렇게 글로 적는 이유는 다시는 이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지금 이 순간부터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교통법규를 준수할 것이다. 신호는 무시하라고 있는 게 아니라 지키라고 있는 것이다. 지키자 교통법규. 행하자 안전운전.

부디 내 인생의 교통 과태료는 이것이 마지막이길.

매거진의 이전글 내일은 달라져야 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