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기 싫다면 싸워라

또라이를 상대하는 방법

by Nam

손자병법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예외적인 상황 있기 마련이다.

우리 회사에는 소위 '또라이'라고 불리는 팀장이 있다. 그는 몇 가지 능력을 가지고 있다. 작은 일을 크게 부풀리기. 시종일관 고함치듯 말하기. 회식 자리에서 없는 사람 흉보기. 이 외에도 몇 가지 능력이 더 있지만 말하지 않아도 어떤 사람인지 충분히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그를 좋아하는 직원은 거의 아니 아예 없다.

나 역시 그를 싫어한다. 다른 부서이긴 하지만 직급이 팀장이기 때문에 겉으로는 나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던 중 특정 업무에 관한 문제가 발생했다. 어느 한쪽의 잘못이 아닌, 양쪽 모두의 작은 실수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그런데 그는 모든 것이 마치 나의 잘못인 양 몰아갔다. 사실 그렇게 큰 일도 아니었지만 엄청난 문제인 것처럼 고래고래 목소리를 높이며 사건을 키기까지 했다.

아마 다른 직원이었다면 대충 마무리하고 문제를 끝냈을 것이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랴.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다시는 그와 싸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대로 싸우기로 결정했다.

우선, 나는 평소보다 더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일부러 더 침착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큰 소리로 노발대발하며 흥분한듯한 팀장과 낮게 깔린 목소리로 차분하게 말하는 나의 모습은 상당히 대조적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그의 다혈직적인 모습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또한, 나는 끝까지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였다. 대부분의 직원은 그와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끝내려는 생각에 꼬리를 내리곤 했다. 하지만 나는 절대 물러서지 않았다. 그 팀장이 하는 모든 말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단, 직급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기에 형식적으로는 예를 갖췄다. 보통은 자신의 분위기로 상황을 종료시켜 왔던 팀장은 나의 지칠 줄 모르는 전투력에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나는 주변의 상황도 적절히 활용했다. 그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일부러 싸움의 장소를 이동한 것이 대표적이다.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운 그는 점점 더 당황스러워했다. 또한, 이 다툼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나를 공격하는 그에게 인사팀에 정식으로 보고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실제로 그럴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방법으로 부당함을 호소하면 그의 명백한 잘못은 징계를 받을 수도 있었다. 이런 식으로 주변을 이용하여 그를 압박했다.

이 같은 상황을 음 겪어보는 그는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결국 먼저 싸움을 마무리했다. 더 길어져봤자 자신이 손해 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의 공식적인 첫 패배였다. 나는 그리고 우리 모두는 통쾌함을 느꼈다.

직장에서의 다툼, 그것도 상사와의 싸움은 결코 좋은 것이 없다. 될 수 있으면 빠르게 사과하고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상대가 '또라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싸우기 싫다면 차라리 크게 한 번 싸우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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