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감사합니다

경고를 받아들이는 태도

by Nam

자동차 뒷 범퍼가 찌그러졌다. 그동안 사고 한번 없이 전국을 누비며 누구보다 운전에 소질 있다고 자부했었는데... 자동차 범퍼에도 내 자존심에도 제대로 스크래치가 났다.



지하주차장에서 코너를 돌던 중 벽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부우 욱...!' 자동차가 무언가에 긁히거나 부딪힐 때 운전자는 마치 자신의 몸이 부딪히는 것과 같은 느낌을 온몸으로 받게 된다. 아... 큰일 났다.



차에서 내리자마자 조수석 뒷자리의 아래쪽 범퍼를 확인했다. 역시나 기적은 없었다. 오히려 예상했던 것보다 심하게 찌그러져 있었다. 지금껏 차에 흠집이 난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큰 흉터(?)를 낸 적은 없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말도 안 나왔다.


그런데 이상했다. 입에 욕이 가득하고 하고 머리엔 짜증으로 폭발 직전이었는데 마음은 평온했다. 심지어 시간이 지나자 여러 가지 생각으로 감사했다. '이 정도였음에 감사하자. 운전 중에 큰 사고가 나지 않았음에 감사하자. 다치지 않고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음에 감사하자. 앞으로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는데 미리 경고를 받았음에 감사하자.' 믿기 어렵지만 정말이다.



사람은 부정적인 상황에 처하면 짜증을 낼 때도 있고, 그 상황을 벗어나고 애써 부정하기 위해 합리화하기도 한다. 그런데 오늘의 감사는 전자도 후자도 아니었다. 정말로 감사한 마음 그 자체였다. 아무래도 요즘 들어 운전 실력을 과신하고 방심한 채 차를 몬 적이 많는 걸 스스로가 알고 있었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이러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러한 생각이 현실이 되기 전, 레드카드 대신 옐로카드를 받은 것이다.



방심하지 말자. 항상 겸손하자. 미리 경고하심에 감사하자. 오늘의 옐로카드로 감사를 무수히 곱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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