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자세
힘을 빼야 해답이 보인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스트레스를 일으킨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적다. 개인적으로 대처 유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정면돌파 유형'이다. 이는 스트레스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것으로,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니다. 인간은 신이 아니다. 누구나 유한한 체력과 불완전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이겨내겠다고 무작정 문제에 맞서는 것은 무모하다. 이러한 유형은 장난감을 사줄 때까지 엄마 앞에서 주저앉아 우는 어린아이와 같다. 때때로 문제가 잘 해결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미봉책에 불과하다. 장난감을 얻었을지라도 쏟아낸 눈물의 양과 나에 대한 엄마의 실망감을 고려하면 결코 이득이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방법은 반복될수록 그 효과가 급격히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무조건 회피 유형'이다. 보기 싫고 듣기 싫은 것을 철저하게 외면하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야기하는 문제 자체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당장의 스트레스는 피했을지 모르지만, 그냥 둬서 곪아버린 문제로 인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운이 좋아 문제가 잘 풀릴 수도 있다. 하지만 다음번에도 마냥 운에 기대기엔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또한, 회피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이상 언제든지 스트레스를 일으킬 수 있다.
세 번째는 '시선 돌리고 적당히 마주하기 유형'이다. 우선,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문제로부터 다른 것으로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한결 누그러진 마음으로 문제를 바라본다. 이 방법은 스트레스를 줄이는 동시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갈등으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자. 먼저, 친구와의 다툼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한다. 컴퓨터 게임을 한다던지, 운동을 한다던지, 음악을 듣는 등 다른 행위에 관심을 두는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 그 문제가 떠오를 수 있다. 하지만 반복해서 노력하다 보면 관심을 돌리는 것에 요령이 생기고 한결 자연스러워진다. 이로써 여유가 생기고 한 발 물러서서 그 문제를 바라볼 수 있는 시야를 가질 수 있다. 그 후에 문제를 다시 마주해야 한다. 단, 과하지 않게 적당한 선에서. 다툼의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친구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나는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등 상황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트레스가 심할 때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문제 해결의 현명한 방법들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지혜는 마음이 평온할 때 찾아온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는 대부분의 경우 무작정 부딪히거나 회피했던 것 같다. 이제는 지혜롭게 대처해보려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까지는 아니더라도 심각해지진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