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멋진 순간을 훔쳐가는 도둑이다.'
- 조앤 런딘
내 마음속에 자리 잡은 도둑은 내가 만드는 것일까, 다른 사람이 만드는 것일까 아니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일까? 어느 한 가지의 경우로만 정의할 순 없겠지만 어쨌든 언제든 도둑이 들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달려있다.
크게 세 가지의 방법이 있다. 모른 척 무시할 수도 있고, 쫓아낼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그냥 무시하는 것이 충돌 자체는 가장 작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더 발악하는 못된 심보로 최악의 경우엔 지독한 녀석을 하나 더 데려오기도 한다. 그러므로 무조건 무시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쫓아내는 것 역시 장단점이 있다. 운이 좋은 경우엔 쫓겨난 녀석이 길을 잃고 사라지기도 한다. 하지만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불쑥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잊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나면 더 무서운 법이다.
마지막으로 죽이기로 결정했다면 신중해야 한다. 죽음을 앞둔 녀석이 격렬하게 저항하며 큰 내상을 입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이기로 작정한 확실한 명분을 가지고 완벽하게 제거해야만 후한이 없다. 무슨 죄목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떻게 처벌했는지를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
잘못의 크기나 죄의 상태를 고려하여 세 가지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매번 무시하는 것도 능사가 아니고 쫓아내거나 처형을 하는 것도 때에 따라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결국 심판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지혜이다. 세상 어떤 금은보화보다 지혜가 가장 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