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함의 4단계
하수, 중수, 고수 그리고 달인
'교만은 패망의 선방이요, 거만한 마음은 넘어짐의 앞잡이니라.' (잠언 16장 18절)
겸손한 사람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
먼저 하수는 교만과 겸손이 반복되는 사람이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높여줄 때는 겸손하지만, 자신을 낮추려 할 때는 어떻게든 높아지려 애쓰는 경우가 많다. 겸손하다는 사람들의 대다수가 하수 단계에 머문다.
중수는 대체로 겸손한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하수보다 낫다. 그러나 자신의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끼거나 실패 후 자존감이 하락했을 때만 겸손해진다는 한계가 있다. 즉, 자발적 의지가 아닌 타의에 의해 겸손해진 것이다.
고수는 정점에서 겸손을 유지하는 사람이다. 최고의 위치에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할 줄 아는 것이다. 이는 형식적인 보여주기 식의 겸손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겸손을 갖춘 경우에 해당된다. 도달하기 상당히 어려운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달인은 진정성 있는 겸손을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점에서 고수와 유사하다. 다만, 고수는 겸손해야 한다는 의식을 붙잡고 노력하는 반면, 달인은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즉, 겸손이 체화(體化)되어 어떤 상황에서든 본능적으로 자신을 낮추는 것이다. 달인에게 겸손이란 마치 먹고 자는 것과 같은 삶의 필수 요소인 셈이다. 겸손을 잃는 순간 그의 삶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나는 어느 단계에 있을까. 하수의 단계도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