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by 연주모살이

사랑하는 딸에게

그렇게도 뜨거웠던 날들이 지나고, 따뜻한 카디건을 걸쳐야 하는 계절이 왔구나.

떠날 준비는 잘되고 있니?

네가 드디어 오랜 꿈을 이루기 위해 유학길에 오르는구나. 똘망똘망 그렇게도 말을 잘하고, 유난히 책을 좋아했던 꼬마가 어느새 어른이 되어 먼 나라로 너의 꿈을 찾아 떠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구나.

그날 네가 흥분된 목소리로 "엄마 나 미국 인턴 합격했어."라고 말했을 때 나는 순간 마음 한편이 쿡 하고 아팠단다. 어릴 때부터 무슨 일이든 함께 의논하고 하루 종일 네 얘기를 듣는 게 나의 일상이었는데 그 말이 왜 그렇게 서운하게 들리던지 "엄마 없어도 괜찮아"라고 말한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단다.

네가 처음 학교에 입학했던 것처럼 엄마도 설레지만, 마음 한편엔 허전함과 걱정이 앞서는구나.

그동안 늘 씩씩하고, 따뜻했던 네가 엄마는 자랑스러웠단다. 그리고, 너는 늘 기쁨과 행복을 주는 딸이었어.

그런 너를 키우면서 엄마는 늘 고맙고 행복했어.

이제 곧 떠나게 되는 네가 어떤 길에서도 빛나길, 지금처럼 따뜻하고 당당한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가끔 외롭고 힘든 날이 오겠지만 그때마다 이곳에서 너를 응원하는 엄마의 마음을 꼭 기억하렴.

세상이 아무리 넓어도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보다 넓은 곳은 없다는 것을. 엄마의 마음이 너의 첫 집이란 걸 기억하렴. 너는 늘 사랑받는 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거라.

딸아! 자신을 믿고 네 마음의 지도를 넓혀 나가길 바란다. 길이 끊긴 곳에서 새로운 길이 시작되는 거란다.

길가를 수놓은 것들을 그냥 넘기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길 기도한다.

살아가면서 참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아야 삶의 어떤 경우에 대해서도 질문을 비축해 두어야,

네가 덜 불행하고, 남을 덜 괴롭힐 수 있거든.

딸아! 떠나가려는 그 길 끝에는 새로운 세상,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경험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야.

엄마는 그 모든 게 네게 값진 시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단다.

너는 세상을 배우러 가지만, 엄마는 떠난 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있단다.

이 세상 언제나 네 발밑을 환하게 비춰줄 거야.

사랑한다 끝없이

2025년 11월 가을밤. 엄마가

작가의 이전글엄마 나한테 사과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