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제사가 끝나고 ...
아버지의 퇴근길
동네저만치서 술 한잔의 콧노래가 들린다.
누런 종이봉투에 김이 모락모락 고소한 냄새가 한가득
차디찬 아버지의 두 손을 꼭 감싸고
우리들 먹일 생각에 빠른 발걸음은 더 신이 난다.
그 어떤 간식보다 따뜻하고 맛있었던 붕어빵
잠든 우리들 아버지는 기어이 "붕어빵 사 왔다"
이 한 마디로 깨우곤 했다.
그 따뜻한 붕어빵을 그 먼 길을 식을까 봐 꼭 두 손으로 보듬고
동네 어귀에서부터 우리를 부르는 그 노랫소리
종이봉투를 활짝 여는 순간 붕어빵은 축 기가 죽어있다.
하지만, 눈을 비비고 둥그렇게 앉아 팥이 가장 많이 든 머리부터 배까지
순식간에 먹고 축 늘어진 꼬리만 남겨 툭 던져둔다.
동생들이 남긴 꼬리는 늘 아버지 몫
먹는 모습을 흐뭇하게 지켜보시던 아버지의 그 미소
그때는 몰랐다.
달콤한 팥보다 더 따뜻했다는 걸
붕어빵이 아니라 아버지의 손이었다는 걸
이제는 그 냄새만으로도 눈시울이 붉어진다.
겨울이 오면 나는 그때의 붕어빵을 가득 산다.
그리고,
조용히 인사한다.
"아버지! 저 잘 살고 있어요" 그때의 붕어빵이 아직도 따뜻해요."
지금은 붕어빵보다 뜨거운 그리움이 가슴속에서 노릇노릇 구워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