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
가벼운 이야기를 끄적이고 싶어서 무얼 끄적일까 생각하다가, 우리 집 고양이가 떠올랐다. 어릴 적 한 번도 집에서 애완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다. 내가 어릴 적에는 반려동물이란 개념도 없어 애완동물이라고 했었다. 지금은 키우는 동물을 가족의 개념에서 책임져야 할 대상으로 보지만, 내가 어렸을 적부터 성인이 될 때까진 그런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다. 집에서 키우는 동물은 그저 자기를 키우는 주인의 소유물일 뿐이었다.
하여튼, 어렸을 때 작고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처럼 애완동물이 가지고 싶었지만 공허한 외침일 뿐이었다. 내가 사는 집은 내가 사는 소유가 아니라 나에게는 그리 큰 결정 권한이 없었다.
성인이 되고 독립을 하고, 직업이 생기고 여유가 생겼다. 결혼을 하고 다음 해에 우리 부부는 상의 끝에 유기묘 2마리를 키우기로 결정했다. 알콩이와 달콩이로 명명한 이 두 마리의 고양이는 애완동물이 아닌 우리의 반려묘로 새로운 가족이 되었다. 둘은 한 배에서 태어난 자매였는데, 새하얗고 복슬복슬한 긴털의 고양이였다. 아주 새끼 때 우리의 가족이었는데, 경계심이 많은 고양이 특유의 성격 탓에 친해지는 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한 마리였다면 의지할 대가 없어 우리에게 금방 곁을 줬겠지만, 자매가 함께 우리 집에 온지라 서로를 의지한 탓도 있었을 것이다.
한 해, 두 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그중에 달콩이는 우리 와이프를 잘 따르고, 알콩이는 날 잘 따랐다. 둘 다 새하얗고 무니도 없는 고양이라 비교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달콩이는 오드아이여서 양쪽 눈 색깔이 달랐다. 덩치도 미묘하게 차이가 났고, 코에 점과 가족만이 알 수 있는 생김새차이도 조금 있었다. 왜 쌍둥이들도 부모는 알아보지 않나?
이제는 이 둘을 키운 지 10년도 훌쩍 지났고, 나를 잘 따르던 알콩이 따님은 몇 년 전 혈액암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가족으로 생각하고 함께한지라 많이 슬펐었다. 그리고 달콩이 따님은 엄마한테만 붙어있어서 요즘은 좀 외로울 때도 있다. 달콩이 따님은 아직 건강하시지만 고양이 나이로는 꽤 나이 먹은 축에 속한다.
이 두 고양이 녀석들은 나에게 참 많은 위로를 준다. 특히, 아내가 힘들 때 많은 위로를 주어 감사하기도 하다. 나의 마음속 적지 않은 의미와 지분을 차지하는 이 두 고양이 녀석들을 한 번 글로 끄적여 보고 싶었다.
하나는 건강하게 사시고, 하나는 평안하게 계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