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처음의 기억, 희미해지기도 하지만, 강렬해 어떤 각인처럼 남기도 하는 그것.
처음의 기억은 기쁨일수도 환희일수도, 지독한 슬픔일 수도 있다. 하지만 처음에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은 사무치게 싫다. 내 처음의 기억은 마음 속에 언제나 강렬한 각인으로 남아 존재하였으면 좋겠다.
시간이지나면 잊혀지는 것들도 그 처음은, 바다너머로 고개 내미는 씨뻘건 태양처럼 강렬했겠지.
스스로 내딛는 무언가의 첫걸음도, 내 마음 속으로 처음 들어온 사람도, 내가 사람에게 내딛었던 첫 마음도, 지독히도 맹렬이 나를 헤짚던 송곳같은 무언가의 처음도, 점점 희미해져만 가지만 그게 나였다.
희미해지지만 절대 사라지지 않으리라.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언정, 남아있겠지. 나에 어딘가에는...
처음의 어떤 것으로 시작해 나를 지탱하는 모든 것들이 되었다. 나와 함께하는 것들에겐 다 처음이 있었다. 그 처음을 생각하자니, 아련함과 두근거림과 싸르르한 피부 살갗의 아림이 내게 오지만, 처음을 생각하는 것은 처음이 떠오른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나를 지탱했었고, 지탱해왔고, 그리고 나를 또다시 무언가에게로 내딛게할 것들.
처음이 있었지만, 그것은 처음이 아니었고 끝이지만 다시 처음으로 시작하는 희미하지만 분명하고 아련하면서 선명한 나의 처음... 지금, 그리고 어떤, 같진 않지만 무언간 도돌이표처럼 돌아가 다시 처음이 되겠지만 모든 것들의 처음은 항상 나에게 남아 살아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