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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octor flotte Feb 26. 2024

잠을 안 자고 있다

이놈이 미워서 그렇다

할 게 없는데도 나를 잠못자게 하는 것은 스스로 하찮은 것처럼 내비치며 자신을 닫아버리는 이 오만한 하루 때문이다. 어떻게 되든 나와 상관없는 그런 구겨진 쓰레기통 종이 쪼가리가 되어도 아무 말도 불평도 없이 그렇게 되어버리는 어제 내 하루, 오늘 내 하루 때문이다.


우주에서 겨우 하나 만나 반가웠는데 이제 우주 저 끝 반대방향으로 사라져 갈 오늘 내 하루를 붙잡고 싶어서 잠을 안 자고 있다. 소중해서가 아니라 이놈이 미워서 그렇다. 오늘 하루 내 온몸으로 스며 들어와 24시간이나 나와 놀아놓고 또 아무렇지 않게 나를 재워두고 떠나려 한다. 나는 그렇게 나를 떠나는 것들이 싫다. 우는 아이를 달래놓고 떠나야 할 부모도 사정은 있겠지만 아이는 또 일어나 지칠때까지 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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