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가들, 진짜 가는 거야?

by 영자의 전성시대

지난주 중학교 배정이 나서 6학년 아이들은 4교시만 하고 하교했다. 기분이 이상해졌다. 매일 보던 아이들이 조금 있으면 이 학교를 떠난다고 하니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두 달 전 6학년 아이들이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가는데, 그날 아침 출근하면서 일찍 출발하는 차 안의 아이들과 마주쳤고 나는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었고 아이들도 신이 나서 창문을 열고 소리를 지르며 화답했다.


그 순간, 생각지 않았던 눈물이 죽 흘렀다. 옆에 있던 선생님이 깜짝 놀라며 “선생님 지금 우는 거예요?” 물었다. “갑자기 저 아이들이랑 헤어져야 한다는 생각이 드니 너무 슬프네요. 6년간 정들었는데 이젠 못 보잖아요. 흑” 아침부터 눈물 바람으로 출근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내가 아이들을 너무 사랑하나 보다. 해마다 이리 헤어지는 게 힘든 걸 보니.


독서 논술을 교과로 전 학년을 가르치다 보니 6년간 학생들과의 추억과 정이 어마무시하다. 그래서 해마다 마지막 수업 때 나도 아이들도 인사하며 철철 운다. 꺽꺽거리고 울다 보면 어느새 화장은 지워지고 눈은 새빨개지고 코는 부어있다. 마지막 모습은 가장 예쁜 모습으로 보내고 싶건만 가장 추한 모습으로 헤어지게 된다.


‘헤어지는 것’은 어렵다. 더욱이 ‘사랑하는 것과 헤어지는 것’은 더욱 어렵다. 나이가 들면 능숙하게 잘 헤어지는 법을 알 것도 같은데 더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아마도 까다로운 사랑을 통해 사랑의 범위는 좁아지는데 사랑의 깊이는 더해지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머리로는 내 아이가 아님을 알고, 당연히 헤어져야 하는 것도 아는데 마음이 말을 안 듣는다. 마음은 쇠심줄 같은 끈질긴 녀석이라 떼어지지 않아 속앓이까지 시킨다.


누구는 ‘유난이다’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난 졸업 때가 가까워지면 이 아이들과의 헤어짐이 어렵다. 졸업하는 녀석들이 조용히 가져다 놓은 편지를 보면서, 복도에서 마주치면 덥석덥석 안기는 녀석들을 보면서, 키는 나보다 커서 어른이 되어가고 있지만 한없이 여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면 이 마음을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


유행가 가사처럼 “정 주고 마음 주고 사랑도 줬지만 이제는 남이 되어 떠나가느냐!” 라고 아이들 마음에 외치고 싶다.


내 허리 밖에 안 되는 1학년으로 들어와 내 머리를 훌쩍 넘어 예비 중학생이 되어 버린 아가들아, 진짜 가는 거니? 안 가면 안 되는 거야? 선생님은 이렇게라도 너희를 붙잡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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