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8시 40분, “선생니임~~~”하며 들어오는 녀석이 있다. 이 아이가 학교 오는 목적의 반은 나를 보러 오는 것이지 않나 싶게 5년째 거의 매일을 이렇게 찾아온다. 저학년 일 때는 너무 귀여워서 웬만하면 거의 받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그래서 아이의 집안 사정과 매일의 일들에 대해 어느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고 부모님의 직장이나 휴직 상황까지도 본의 아니게 알게 될 정도였다. 가끔은 “ㅇㅇ아, 여기까지는 안 알려줘도 되는데...”라고 해도 아이는 막무가내로 “괜찮아요. 이런 거 말해도 돼요.”라고 하며 또 시작하는 거다. 순수함의 끝판왕!
중학년이 되어 아이는 말이 더 많아졌다. 가끔은 일을 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아이를 자중시킬 필요가 있었고 엄하게 말을 줄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래도 아이는 너무나 해맑게 “네!”하더니 다음 쉬는 시간에 와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행여라도 친구가 없어서 나한테 오는 게 아닌가 싶어 염려스러운 마음이 있었는데 다행히 마음 맞는 친구들이 있어서 같이 와서 와글와글 함께 떠들고 가기도 했다.
이런 아이가 4일째 잠잠하다. 가족여행으로 일주일간 제주도를 갔기 때문이다. 첫날은 너무나 조용해서 솔직히 좋았다. 집중해서 일도 하고, 조용하니 살 것 같았다. 둘째 날도 좋았는데 살짝 허전한 기분, 하지만 좋았다. 셋째 날이 되면서 이상야릇하게도 조용한 게 별로인 듯, ‘뭐야, 나 왜 이래’ 이해되지 않는 마음이었다. 넷째 날이 되면서 허전함에 대해 인정했고 난 그 아이가 몹시도 보고 싶었다. 떠들어도 좋으니까 빨리 왔으면 싶었다.
다시 월요일 8시 40분! “선생니이이임~~”하며 아이는 손을 흔들고 들어온다. 나는 배시시 웃음이 난다. ‘그럼 그렇지’ 시끄럽게 아이는 제주도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고맙게도 나에게 주려고 작은 초콜릿 하나를 들고서 말이다. “선생님 이 초콜릿은 말이죠...”
이 시끄러움이 싫지 않으니 나는 정상이 아니다.
아무래도 이 아이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한 듯하다. ㅋ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