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다 아가야

손을 떠는 아이, 마음이 떨리는 아이 그 후

by 영자의 전성시대

한참을 아프던 아이가 6학년이 되었다. 2년을 넘게 틱장애로 힘든 생활을 했다. 아이는 말라갔고 서 있기조차 힘들었으며 결석을 밥 먹듯이 했다. 그 뽀얗던 얼굴은 상처 자국과 거뭇거뭇한 피곤으로 가득했고 말 한마디 잘못하면 아이는 그대로 쓰러질 것만 같았다. 이맘때의 아이들은 성장기라 한주만 안 봐도 키가 커 있고 몸이 불어있는데 이 아이는 한참을 결석하다 와도 그대로였다.


눈망울은 늘 젖어있어서 아이를 바라보고 있자면 내 눈도 이내 촉촉해져 와서, 수업 시간이면 아이를 바로 마주할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신경이 쓰여 곁눈질로 아이를 계속 관찰하는데 ‘이 작은 아이를 어이할꼬’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다. 손끝의 떨림과 함께 시작되는 아이의 불안이 나에게도 전해져 숨이 막히기도 했다. 언제쯤 아이가 나아질까 하며 속도 상하고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님을 생각하자니 안타깝고 그랬다.


이러던 아이가 6학년이 되었다. 그런데 아이가 수업 시간에 나에게 장난을 걸고 말대답을 하는 둥 눈빛이 또렷하니 예전과 달라졌다. 자세히 묻기는 그래서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자니, 살도 좀 쪘고 키도 살짝 컸고 무엇보다 아이 표정이 밝아졌고 간간이 웃기도 했다. 아이가 웃으니 영문도 모른 채 나도 웃음이 났다. 나에게 걸어오는 모든 말들이 좋아서 괜스레 더 추근대며 말을 더 붙이고 어깨도 툭 하며 가볍게 부딪쳤다.


“어? 너 지금 나한테 도전한 거지?”라고 하며 장난을 거니 아이는 목소리에 힘을 주며 “아니거든요!” 한다. 나한테 까불어도 좋으니 이렇게만 자라다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먹고 싶은 거 다 먹고, 학교에서 공부 안 해도 좋으니 아이들과 신나게 놀기만 해 다오. 뛰어다니고 소리도 치고, 화도 내고 배꼽 잡고 웃어도 보고, 그리 자라다오.


고생했다, 아가야! 이젠 다시 아프지 말기를, 어서 빨리 다 낫기를 선생님은 조용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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