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쁘다.
아이들이 나를 향해 예쁘다고 늘 말해주기 때문이다. 학기 초에 자기소개 시간이 있는데 나는 나를 모델링해서 먼저 소개한다. 그러면 아이들이 발표할 때 가이드가 있어 훨씬 편하게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때 귀에 쏙쏙 들어가라고 “나는 그냥 독서논술 선생님이 아니야. 아주 예쁜 독서논술 선생님이지.”라고 소개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우습다고 깔깔대고 좋아한다.
그다음부터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세상에서 가장 예쁜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나 또한 아무렇지 않게 “응 왜 부르니?”하고 대답한다. 여기에서 ‘예쁨’이라는 의미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둘 다 호칭 정도로 생각하며 부르고 답한다. 하지만 이 대화가 교실 밖으로 나가게 되면 완전 분위기는 달라진다. 아이들을 데리러 오신 학부모님이라도 계실라치면 내 얼굴을 보시는 부모님들의 강렬한 시선에 아이들의 부르는 소리에도 고개도 들지 않고 허겁지겁 지나가 버린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얘들아, 제발 부탁인데 교실 밖에서는 나를 ‘세상에서의 세’ 자도 부르지 말아 줄래? 선생님 진짜 창피하단 말이야!” 하며 애원한다. 하지만 우리 꾸러기들은 그럴수록 더 밖에서 더 큰 소리로 나를 부르곤 한다.
어느 날, 교실로 왕파리 한 마리가 들어와서 수업 시간 내내 날아다니고 “왱~”하는 소리와 함께 내 머리에도 앉아서 수업 분위기를 깨고 있었다. 나는 안 되겠다 싶어 이 파리를 잡기로 했다. 손으로는 못 잡으니 쿠션으로 흔들며 잡으려 했으나 요 녀석은 만만치 않았다. 그렇게 파리와 씨름하고 있는데 한 아이가 큰 소리로
“선생님이 예뻐서 파리가 보려고 들어왔나 봐요!”
“푸하하하하”
내 살다 살다 파리가 꼬일 만큼 예쁘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