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치미>라는 학부모 북클럽을 만든 지도 어언 10년이 다 되어간다. 처음 어머님들은 ‘우리 아이에게 뭐라도 도움이 될까?’하고 들어 오신다. 하지만 전혀 아이와는 상관없는 프로그램을 보시고 당황하신다.
그리고 두껍고 난해한 제목의 인문학책들을 보고 두 번째 당황을 하신다. 주로 스테디 셀러의 고전을 읽고, 가끔은 유의미한 베스트셀러의 책을 선정해 읽는다. 이번에 읽을 책은 <티베트, 말하지 못한 진실>이라는 책인데 500페이지가 넘어 아무래도 나는 무지 오래 살 듯하다.(욕을 엄청 먹어서ㅋ)
어렵게 읽고 온 책으로 나눔을 하고 나는 책소개와 더불어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추론하여 잠시의 강의를 한다. 그리고 책 속 구절들을 찾아가며 의미분석을 하고 각자에게 와닿은 느낌을 공유한다.
이 모임에서 속 이야기도 하고 어디 가서 할 것 같지 않은 내용의 대화들을 나누며 우리는 조금씩 끈끈해져 간다. 나눔의 힘이랄까? 시간이 지나면서 책과 시간과 우리가 융합되어 가는 느낌이다.
이렇게 조직된 동치미는 만들어진 해부터 학생들에게 1년에 두 번의 행사로 월요일 아침마다 4회씩 아이들에게 좋은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한다. 희한하게도 시간이 여유로운 분들보다 시간을 쪼개어 사는 직장인들이 더 많이 신청하셔서 연차를 내고 참석한다. 처음에는 ‘뭘 이렇게까지..?’라는 생각이 있었으나 지금은 이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
이번 주부터 4주간 월요일 아침마다 어머님들이 8시 10분부터 책을 읽어주신다. 미리 학생들의 신청으로 선착순 인원을 받았고 어머님들은 그 귀한 휴가를 쓰신다. 여러 번의 고증으로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책을 선정해서 2분 정도가 짝이 된다. 대략 30분가량의 시간에 30명 정도씩을 맡아 진행하신다.
떨려하면서도 끝까지 내 아이도 아니고 남의 아이를 위해 준비하고 수업해 주신 어머님들께 박수를 드린다. 나는 나눔의 복이 순환한다고 믿는 사람이다. 내가 나눈 복은 선순환하여 반드시 내게로 돌아온다.
오늘 책을 읽어주시는 학부모님의 아들이 엄마를 지긋이 관찰하며 선한 영향을 받았을 것이고 이 아이는 커서 더 좋은 일들을 감당하는 어른으로 자랄 것이다. 그게 이 어머님에게 주어지는 첫번째 값진 상일 것이다.
어머님들,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