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재미없다면 봉사하라

필리핀 레가스피 첫번째 이야기

by 영자의 전성시대

5박 6일의 짧은 시간 동안 필리핀으로 봉사활동을 떠났다. 우리 교회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봉사활동을 나갈 때에는 '비전트립'이라고 명명한다. 58명의 많은 인원이 자신들의 아껴둔 휴가를 이곳에 아낌없이 투자하며, 그동안 모아두었던 쌈짓돈을 그들을 위해 사용할 준비를 마치고 어마무시한 짐을 싣고 떠났다.


하지만 이 짐은 빙산의 일각일 뿐, 이미 두어 달 전에 여러 상자의 짐을 배편으로 보냈다. 그 안에는 그들을 위한 약과 옷과 문구류 등등이 담겨있었다. 우리는 중요한 물품과 미처 준비되지 못했던 나머지 짐들을 캐리어 안에 싣고 개인 짐은 배낭에 바리바리 담아 무게를 줄였다.


우리 팀은 아주 특별하다. 나이 많은 할머니부터 아주 작은 6살 어린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로가 서로를 챙기며 우리의 하나된 사랑으로 그들을 품는다. 우리가 행복하지 않으면 그들을 사랑하기 힘들다. 그래서 우리는 전날까지 힘들게 일하고 왔지만 얼굴은 미소로 환했다.


나 또한 전날까지 여름특강을 마무리하고 2학기 수업을 대략 준비하고 퇴근한 뒤, 부랴부랴 내 여행짐을 꾸렸다. 이미 내 가방은 다른 준비물로 차 있어서 나를 꾸밀만한 다른 것을 넣는 것은 사치였다. 간단하고 딱 필요한 만큼 넣어 새벽 4시 반까지 집합!


부은 눈으로 비행기를 탔는데 대박인 것은 '기내식'이 나오는 비행기라는 것! 여태 다녔어도 기내식은 물론, 물 한잔 주지 않는 저가항공을 타고 다녔던 터라 이 밥이 너무나 소중했다.


마닐라 공항에서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하는지라 4시간을 대기했다. 이 정도 대기는 껌이다. 늘 가장 저렴하게 가기 위해 저녁비행기를 타고 마닐라 공항에 도착하면 국내선은 마감되어 밤새 돗자리를 깔고 공항 바닥에서 노숙해야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일 도착할 수 있어 감사했다. 이제는 젊지 않기에 바닥에서 자면 입 돌아갈까 염려된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식당에 자리가 거의 없고 현지 음식이라 난감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자리가 났고 기가 막히게 '신라면'을 파는 곳이라 "와~~"탄성을 지르며 우리는 맛있게 냠냠했다.


이런 감사한 여정이 또 있을까! 도착하기도 전에 감사가 절로 나온다.


어제까지 급식 맛없다고 투덜대던 내 입이, 짐 싸면서 덥다고 에어컨을 빵빵 틀던 내 손이, 혼자만 잘났다고 일하면서 교만하던 내 마음이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역시 타인의 위한 봉사활동은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과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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