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소풍갈까요?

<햇살 가득한 소풍길>을 읽고

by 영자의 전성시대

학교 동료였던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어머님이 쓰신 책이 나와서 주고 싶다는 것이다. 다른 학교로 간 지 몇 년 됐지만 꾸준히 만나고 있는 선생님인데 매력적인 사람이다. 퇴근하고 만나서 엉덩이에 풀이 날 때까지 앉아서 수다를 떨었고 제법 두툼한 책을 선물로 받았다.


생활 에세이라 편한 마음으로 책장을 넘겼다. 죽죽 읽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울컥하고 눈가가 젖어 있었다. 가족애가 넘치는 작가분은 가족의 이야기가 많은데 부모의 사랑, 자기가 부모가 되면서 느끼는 마음, 자녀를 위해 헌신하며 사랑을 나누는 이야기, 남편에 대한 애틋함 등등이 잘 표현되어 있어서 읽는 동안 내 가족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었다.


요즘 유독 내 남편에 대한 마음의 어려움이 있어 혼자서 전전긍긍하고 있던 참이었다. 그런데 작가분이 남편과의 일화를 글로 쓰며 70이 넘는 나이에도 남편을 사랑하고 남편의 유머에 활짝 웃는다며, 내 부족하고 깐깐한 모습을 되돌아보게 했다.


또한 자녀에 대한 무궁한 사랑을 바탕으로 노년의 시기에도 손주들을 아낌없이 사랑하며 돌보는 모습에서 ‘아, 나도 이런 할머니로 늙어가야겠구나.’ 느끼며, 자녀가 성인이 된 후에도 더 사랑해주어야 함을 알게 되었고, 나의 노년의 모습에 대해서도 그리며 배운 것들을 꼭 사용하리라 마음먹었다.

눈물이 많아졌다는 할머니 작가님의 글을 읽다 나도 같이 울며 눈물을 닦았고, 자녀의 교통사고로 사경을 헤맬 때의 글을 읽으며 죽을 것 같았던 엄마의 마음에 나 또한 마음 아팠다. 이분의 따뜻한 마음의 따뜻한 글을 읽으면 내 마음도 정화되는 기분이 들었다.


특히 수업하며 한 아이로 인해 화가 나서 진정하는 중에 잠시 책을 읽었는데, 하필 작가분 아들의 어린 날들에 대한 에피소드로 “그 아이도 그 부모에게는 세상 귀한 아들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세상에 하찮은 아이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후로 나는 학생을 보는 눈이 바뀌었다.”라는 구절이 있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 아이를 마음으로 용서하고 품을 수 있었다.

제목이 ‘소풍길’인데 다 읽고 나니 진짜 뒷동산 작은 둘레길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산책하고 돌아온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김밥 싸서 도시락 먹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큰소리로 웃기도 하며 삶의 환기를 불어 넣어주는 그런 산책 같은 책이었다.


1년여를 쓴 글로 책의 출판을 기다리고 있는 나에게 작가분은 선배님이다. 글의 분위기도 비슷하고 일상 에세이라는 글의 종류도 같다. 초조하게 기다리는 나에게 이 책은 상업적으로 부자가 되는 길이 아닌 작지만 소중한 책이 무엇인지, 그래서 시들어가는 들꽃들 같은 우리네의 삶에 햇살을 가득히 비춰 다시 소생시키는 좋은 책이 되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


“작가님이 가지고 계신 가치관과 신념에 대해 감사하며 당신의 삶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리 사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당신의 삶이 글로 많은 이들의 인생에 단비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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