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시끄러우면

by 영자의 전성시대

요즈음, 출근길마다 틀며 듣던 강의도 꺼버리고, 저녁마다 듣던 찬양도 듣지 않는다. 새벽에 매일 듣던 설교 말씀도 잠시 쉬어간다. 여러 사람과 얽혀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피한다. 학교서도 내 자리에 앉아 잘 뜨지 않는다. 그랬더니 삶이 좀 조용해졌다.


그러나 요즈음, 내 속이 시끄럽다. 이 생각 저 생각에 분주하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다른 뿌리들이 올라와 그것들을 진정시키느라 거의 확성기를 대고 소리치고 있는 기분이다. 밤이 되면 무서우리만큼 생각의 뿌리는 뱀처럼 나를 휘감아 생생히 살아있는 상태로 만들어버렸다.


이러고 보면 사람은 참 지혜롭다. 속이 조용하면 음악이나 대화를 통해 시끌벅적한 분위기 안으로 들어가고, 속이 시끄러우면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 견뎌내니 말이다. 내 속이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거나 궁금하다면, 지금 내가 속해 있는 환경의 분위기가 어떤지를 보면 검증될 것 같다.


오늘은 일부러 라디오를 틀어 생각의 흐름을 끊어볼 요량이었다. 하지만 신나는 팝송 속에서도 결국 나는 생각을 붙들었나 보다. 문득 정신을 차리니 다른 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중간의 시간이 사라졌다.


두말하면 잔소리겠지만 속이 시끄러운 것보다는 겉이 시끄러운 게 훨씬 낫다. 생각해 보니 감사한 건, 내 속이 시끄러울 때보다는 조용할 때가 더 많다는 것!


내 속은 항상 내성적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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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naflour,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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