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야기 3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으로 이동했다. 간단한 한식뷔페의 느낌으로 가볍게 식사하기 좋았고 통유리로 끊임없이 내리는 눈을 덤으로 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더구나 뭘 해도 웃어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는 이들과 함께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라테러버인지라 커피를 시켜놓고 2시간 가까이 한 자리에서 수다를 떠니 관리하는 여지배인(?)도 보기가 좋았나 보다. 우리에게 다가와 말도 거시고 이것저것 질문에 답도 해주셨다. 생각해 보니 일찍 와서 가장 늦게까지 앉아있는 우리에게 눈총도 안 주고 상냥하게 대해주신 그분께 새삼 감사하다.
이리 몇 날며칠을 생각 없이 계획 없이 살 비벼대고 웃느라 넘어가고 서로를 위해 아껴주는 이가 있음에 가장 감사하다. 내 말을 곡해할까 봐 어휘를 고르고 말투를 바꾸며 말하는 대화는 정말 피곤하고 이후에 스트레스만 남는다. 좋은 만남은 이야기할수록 편안해지고 마음이 회복되며 다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힘이 생기게 만든다.
가장 좋은 관계는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편안한 사이다. 편안이 쌓이면서 마음의 파도가 잠잠해지고 파도의 노랫소리가 들리면 머리가 식어지면서 달아올랐던 갖가지 감정들이 사라진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만나기 어렵다는 '평안'을 느낄 수도 있다.
아무라도 좋은 인연이면 얼마나 좋을까! 누구에게나 맞춰지는 나라면 얼마나 좋을까만은 결코 그럴 순 없다. 좋은 관계를 맺을 사람을 만나기도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좋은 인연을 만났을 때, 나도 좋은 사람으로 있어야 하는 타이밍의 순간도 어렵다.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한 뒤 만나고 있는 이 사람들이 참으로 소중한 사람임을 알고, 때론 내 힘을 주고 가끔은 이들의 힘을 받기도 하며 나의 나 된 모습을 회복하는 것이 진정한 관계의 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