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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서 아이꽃이 피다>

by 영자의 전성시대

처음 출판사에 상담을 하러 갈 때, 가장 최소단위의 권수만 출판하려 했다. 그러나 별반 다르지 않은 정도의 비용을 내면 2배 이상의 책을 출판할 수 있어 팔리든, 팔리지 않든 어떠랴! 하는 심정으로 지르고 왔다. 며칠 지나면서 '아, 괜히 많이 주문해서 반도 안 팔리면 어떡하지?" 하는 후회가 밀려왔다.


마음이 불안할 때는 늘 그랬듯이 기도했다. 만든 책이 모두 판매가 되는 기적을, 그래서 출판사에서 2쇄를 찍자고 연락이 오는 기적을 만들어 달라고 기도했다. 간절하게 기도했으나 그 간절함만큼이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종이책을 보는 시대가 아닌 지금 책 출간이 목적이었던 나는 이 책으로 들어오는 수익금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많이 팔릴 거라는 착각도 하지 않은지라 '뭐 얼마나 들어오겠어?'라고 스스로 자조도 했다.


출판하고 난 뒤, 북콘서트를 하며 지인찬스를 써서 반 이상이 판매되었고, 빠른 시간에 책이 온라인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이 제법 사서 사인을 받으러 왔고, 학부모님들께서 관심 있게 읽어주셨서 판매가 되었으리라!


호주로 떠나기 전날, "드르륵"문자가 떴다. 출판사였다. 그 순간 심장이 두근두근, '왜 연락이 왔지? 혹시...' 하며 메일을 여니 책이 완판 되었는데 교보문고에서 50권의 주문이 들어온 상태이니 절판할지, 2쇄를 찍을지 결정을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늘 그랬듯이 기도는 응답되었고, 작은 신앙인인 나는 감동했다. 여러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2쇄 찍겠습니다!"라고 답신했다.


이제부터는 지인찬스도, 학교찬스도 없다. 오롯이 책의 내용으로 그 많은 훌륭한 책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어쩜 이 책도 나의 삶과 닮아있는지...


그래, 욕심내지 말고 가보는 거야. 한번도 호락호락한 적이 없었던지라 그만큼 더뎠던 나의 인생의 힘으로 내 책도 가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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