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출판하면서 '혹시 책이 잘 팔려서 돈이 들어오면?'이라는 상상을 해보았다. 굉장히 기분 좋은 설레는 상상이었다. 겁나 비싼 가방을 질러볼까? 가족들의 해외여행비를 대볼까? 등등의 하찮은 꿈들을 꾸다가 머리를 스치는 하나의 생각! 그것을 붙들기로 했다.
북콘서트를 준비하며 여기 있는 책들이 잘 판매되기를, 그래서 그 수익금이 들어오기를 바랐다. 사실 들어간 비용을 다 회수하려면 모두 팔려도 모자라다. 그럼에도 책을 팔아 부자가 될 생각이 없기에 목돈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상상만 해도 좋은 생각! 내 책이 많이 팔렸으면 좋겠는 이유 중 하나!
그동안 필통도 보내고, 네팔로 여행 가서 그곳을 방문해 놀기도 하며 추억을 쌓았던 아이들, 감사하다고 한글로 카드도 써서 보낸 기특한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고아원 원장님에게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직접 아이들을 위해 쓰고 싶었다.
아이들이 진짜 좋아할 만한 것, 내 짧은 생각으로는 아이들이 평소에 가보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레스토랑, 먹고 싶지만 먹어보지 못한 음식을 먹어보게 해주고 싶었다. 말 그대로 배 터지게 먹도록 회식비를 쏘는 것! 이게 내 책 판매의 1차 목적이 되었다.
드디어...
첫 판의 책이 모두 팔리고 네팔의 지인에게 연락해 1주 정도 찾아보겠노라는 약속을 받았다. 나는 꼭 아이들이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가보고 싶은 식당 이어야 한다는, 이날만큼은 무한대로 먹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조건과 나에게는 아이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의 사진만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호주에서 정신없는 날을 보내는 중에 연락이 왔다. 아이들이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을 찾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가능한지 검토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나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바로 진행해 달라고 하고 송금했다.
돈은 이렇게 쓰라고 버는 것 같다. 뼈 빠지게 일하고 살 빠지게 글 써서 의미 있게 돈을 쓰니 또 다른 행복이 돌아왔다. '개 같이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온 후기에는 그 전날부터 기대감과 설렘으로 잠도 잘 못 잤다고 한다. 사진 속 환한 웃음의 아이들이 잠시나마 행복해 보여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