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 빠진 토끼들

by 영자의 전성시대

새 학기가 시작하고 우리 새내기 1학년들이 학교를 탐방하기 시작했다. 이쪽으로 우르르, 저쪽으로 우르르 몰려다닌다. 걸어 다니는 게 어려운 이 아가들은 깡충깡충 뛰어다닌다. 호기심 천국이라 귀도 쫑긋 세운 게 마치 토끼 같다.


아침마다 문안인사를 하듯 찾아와 종알종알한다. 매일 다른 이야기들을 물어와 나에게 전해주고 가끔은 무릎에도 올라오는 이 아가들은 토끼 맞다. 한 토끼는 오다가 넘어져서 울고 싶은 걸 참느라 눈과 코가 빨갛게 되어 왔다. 안아주니 바로 운다. 아픈 손바닥을 어루만져주니 괜찮다고 다시 팔딱 뛰어간다. 귀여워서 심장폭격이다.


오늘은 앞니 2개가 다 빠진 토끼가 왔길래 너무 귀여워서 "고기는 어디로 먹어? 너무 귀엽다."라고 하니 모든 토끼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아뿔싸!"

나는 모든 아이들의 입안 상태를 관찰해야 했고, 모두에게 "아유, 귀여워!"를 다 하고 나니 커피타임이 거의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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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된 오늘 아침, 그래도 앞니가 몽땅 빠진 이 토끼들이 귀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 토끼들이 내 정신을 흐트러뜨리고 힘을 뺏어가는 것도 사실이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요,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데

토끼들아, 너희를 멀리서 보고 싶구나!

너희는 인생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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