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부러진 내 이 세 개!

by 영자의 전성시대

몇 년 전, 쉬는 시간에 한 아이가 손에 꼭 무언가를 가져와 나에게 건넸다. 그 안에는 맛있게 생긴 두툼한 햄버거 젤리였다. “영어 시간에 선생님이 잘했다고 주셨어요. 선생님 드리고 싶어서 뛰어왔어요.” 하면서 씩 웃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 평소 젤리를 먹지 않는 나는 호들갑을 떨며 “어머 너어무 고마워. 잘 먹을게.” 하며 입에 쏙 넣었다. 두어 번 씹는데 입속에서 “뚝”소리가 났고 오른쪽 위의 잇몸이 허전했다. 이 세 개가 한꺼번에 부러진 것이다. 큰돈을 들여 임플란트를 했고 1년여의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젤리의 맛에 빠져 가끔 젤리를 먹었고 젤리의 종류도 꿰고 있다.

어느 날, 옆에 있던 선생님이 신상 젤리라며 선물했고 나는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도 몇 개를 집어 입에 쏙 넣었다. “얘들아,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젤리를 발견했어.”라고 소리치며 두어 번 씹었다. “두둑”하는 소리와 함께 입속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임플란트 한 이가 빠진 것이다. 수업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심란하고 슬프기까지 했다. “얘들아, 선생님 이가 빠진 것 같아.”라고 하니 아이들의 얼굴이 사색이다. “선생님 괜찮으세요?” 하며 굳은 얼굴로 묻는다. 물론 이 와중에도 “하하하, 이가 빠졌대.”라며 신이 난 아이들도 몇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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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얼굴이 심상치 않음을 보고 “선생님, 저희가 할 수 있어요. 저희한테 시키세요.” 하며 내 마음을 헤아려준다. 아이들의 마음이 위로가 되어 수업을 잘 마쳤고, 나의 ‘이’에 괜한 관심이 있을까 하여 소문내지 말라고 입단속을 시켰다. 다행히 큰일 없이 끼우기만 하면 되었다. 학교에 출근하니 아이들이 우르르 내게로 온다. 소문내지 말라고 했다고 마스크 위의 눈과 손짓으로 입 괜찮냐고 물어본다. 나는 고개를 끄덕대니 아이들이 안심하는 눈치다. 주말 내내 걱정하며 기도했다고 말해주는 아이들, 나는 이런 사랑을 받고 사는 교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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